국민연금 2043년 적자전환…사학연금 2049년 고갈
정부 "체계 안 바꾸면 4대연금 지속가능성 떨어져"

인구감소와 성장률 하락이 지금같은 추세로 이어지면 국민연금이 2041년에 적자전환되고 2056년에는 적립금이 전부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5년전 전망치와 비교해 적자전환 시기는 3년, 기금 고갈 시기는 4년씩 앞당겨졌다. 현재의 ‘저부담·고급여’ 체계를 개혁하지 않으면 저출산 고령화로 적립금 고갈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정부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전망에서 현상유지와 성장대응이라는 두 가지 가정을 내놨다. 인구감소와 성장률 하락 추세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전자이고, 4차 산업혁명, 기술발전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는 것이 후자의 시나리오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현상유지의 경우 국민연금 적자전환 시기는 2041년, 기금고갈은 2056년으로 예상됐다. 성장대응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적자전환 시기는 2043년, 고갈은 2057년이다. 5년전인 2015년에 사상 처음으로 발표된 장기재정전망에서 국민연금은 2044년 적자전환, 2060년 기금고갈이 예상됐다.

사학연금은 현상태가 유지될 경우 2029년부터 적자가 발생한다. 수급자 수는 증가하지만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가입자수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전망(2027년)에 비해 2년 앞당겨졌다. 적립금 소진 시기는 2049년으로 전망됐는데, 이 역시 2016년 사학연금법 개정 이후 공식적으로 추정된 소진 시기(2051년)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다만 성장대응 시나리오대로 가정하면 9년 연장된 2038년에 적자전환되고, 기금고갈은 2057년으로 늦춰진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수지도 지속적으로 악화한다. 공무원연금은 가입자수가 2046년 이후에 감소추세로 돌아서 2060년 수지는 2020년 대비 0.5%P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군인연금 역시 국방중기계획 등을 통해 군인 수는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수급자 수가 지속 증가해 2060년 수지는 2020년 대비 0.08%P 악화된다. 이들 연금의 적자전환과 고갈 시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개가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현 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사회연금의 지속가능성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합리적인 수준의 개혁이 없다면, 기금 고갈 등으로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정부는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8대 연금·보험분야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국회 논의과정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안 마련을 지원하고 기금운용수익 제고를 위한 다각적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각오다.

군인연금의 경우 2015년 연금개혁(공무원·사학)에서 제외된 만큼 개선 방안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경우에도 적정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을 추진하고 재정누수 방지 작업을 통한 지출효율화에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