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외식업 직격탄… 식자재 유통 업체도 '휘청'
재택근무 확산·급식 중단 여파… HMR·온라인 판로 확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기업들이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국내 1위 B2B(기업간 거래) 식자재 유통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6245억원, 영업이익은 86% 급감한 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일 오전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급식실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식자재 유통이 총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식자재유통 사업부문 매출은 18.8% 줄어든 4968억원, 외식·급식 부문은 15.3% 감소한 2054억원을 기록했다.

단체 급식 사업과 자체 외식 매장의 식자재 유통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푸드의 2분기 매출액은 30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7% 감소한 24억원에 그쳤다. 이 밖에 현대그린푸드도 급식사업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7% 감소한 22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방산업인 외식업의 부진이 식자재 유통 사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외식사업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산업 변화 양태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음식점 평균 매출은 779만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작년 동기 1453만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다시 시작되고 전국 학교가 원격 수업에 돌입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가정간편식(HMR) 사업 진출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비대면·맞춤형 소비를 겨냥한 온라인 채널 확대 등 돌파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송림푸드(소스제조), 제이팜스(전처리업체) 등 HMR 원료 제조·공급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센트럴 키친’ 센터를 경기도 이천에 완공하고, 고령층과 영유아층을 위한 맞춤형 식자재 및 반조리 식품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웰스토리가 지난달 1일 출시한 가정 간편식 브랜드 ‘라라밀스’ 제품들과 현대그린푸드 ‘그리팅 영양사의 반찬가게’ 매장.

삼성 계열 급식·식자재 유통 업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달 HMR 브랜드 ‘라라밀스’를 새롭게 론칭하고 불고기 3종, 나물밥 3종, 홈다이닝요리 4종, 곡물브리또 4종 등 총 20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말까지 제품 수를 60여 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판로도 확보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서 라라밀스 제품을 단독 판매 중이다.

또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1월 완공된 스마트푸드센터를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HMR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출시하고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전용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에 ‘베이커리’, ‘헬시 그로서리’ 등의 카테고리를 신설해 상품 라인업을 늘렸고, 이달 초부터는 그리팅 반찬을 판매하는 ‘그리팅 영양사의 반찬가게’를 현대백화점 4개 지점에 선보이며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1분기부터 진행해온 HMR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SSG닷컴, 쿠팡 등 온라인몰과 이마트24, GS25 등 편의점에서 1~2인 가구가 주로 구매하는 소포장 간편식의 개발을 확대했다. 또 온라인몰 판매를 높이기 위해 기존 가정간편식 외에 급성장 하고 있는 소포장 육류, 홈카페족이 즐겨 찾는 홈디저트를 늘리고, 편의점 혼술족을 위한 안주류, 샌드위치와 같은 프레쉬 푸드 제품군을 강화했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해 급식·식자재 유통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태가 더 장기화할 경우 전방산업인 외식경기 악화 등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미 각 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초기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한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