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전체 매출 중 96%가 중국 내 발생
내수강화 정책에 온라인플랫폼 수혜 예상
경쟁사 알리바바보다 중국 당국과 긴밀

미국이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웨이신)의 모기업인 텐센트(텅쉰)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텐센트의 주식 보유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7일,10일 이틀간 순매수한 홍콩 증시의 텐센트 주식은 944만달러(약112억원)어치다. 이는 순매수 결제액 기준으로 볼 때 전체 해외주식 종목중 10위 규모다. 지난 7월 한 달간 순매수 규모가 2552만달러(약 302억원), 8월 3~6일 4거래일간 순매수 규모가 910만달러(약 108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오히려 짧은 기간에 더 많이 사들인 셈이다.

2018년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에서 열린 빅 데이터 엑스포에 설치된 텐센트 부스의 텐센트 로고.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텐센트 주식은 10일 현재 총 3억8262만달러로 해외주식 중에서 국내 투자자 보유 규모가 열번째로 많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중국에 모기업을 둔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모바일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미국 관할 내의 모든 개인과 단체는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관련된 어떤 거래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 행정명령은 45일후 발효된다.

이 때문에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8월 6~10일 사이에 10.51%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미 행정부의 거래금지 행정명령의 실효성이 크게 없고, 향후 중국내 텐센트의 사업전망이 더 밝아질 것이라고 보고 텐센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텐센트 매출의 96%가 중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4년 8%대였던 텐센트의 해외 매출은 2018년 2.9%까지 꾸준히 줄었다. 2019년 다시 4.4%로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 텐센트의 최고경영자 마화텅이 현 중국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텐센트의 사업 전망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경쟁자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주 마윈이 2선으로 물러나는 동안 텐센트 CEO 마화텅은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직도 맡으며 영향력이 더 커졌다.

중국 정부가 내수를 강화하고 중국 기업들을 지원하려는 정책을 강화하는 것도 텐센트에 유리한 조건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코로나19 이후와 신냉전을 대비해 내수 중심의 자력갱생을 의미하는 ‘두가지 순환 경제’를 선언했다"면서 "내수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온라인 플랫폼 등이 중장기 수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의 지역별 매출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