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길어지자 막걸리 매출 증가… 맥주 신장률 제쳐
신제품 출시 잇따라… '혼술·홈술족'·'캠핑족' 등 겨냥

역대급 장마가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비 오는 날엔 막걸리’라는 공식이 통한 모양새다. 지난해보다 막걸리 소비가 늘어나면서 ‘정통 여름 강자’ 맥주의 매출 신장률마저 제쳤다.

최근 기상청은 오는 14일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 지방에 장마가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6월 24일 시작된 장마는 7일 현재까지 45일째 계속되고 있다. 중부지방의 경우 역대 최장 장마는 49일간 지속된 2013년이고,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 8월 10일이다. 14일까지 비가 내릴 경우 올해가 역대 최장 장마가 된다.

조선DB

장맛비가 계속되자 막걸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는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막걸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신장률(8.5%)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의 매출 신장률은 10.6%에 그쳤다.

GS리테일(007070)의 편의점 GS25도 같은 기간 막걸리 매출 신장률이 19.1%를 기록했다. 역시 2019년 신장률(6.0%)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해당 기간 맥주 매출 신장률은 7.2%로 나타났다.

막걸리 안주로 주로 곁들이는 전(煎)류의 주재료인 가루 제품 매출이 급증했다. CU의 경우 7월 가루류(밀가루 부침가루 튀김가루 등)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25도 밀가루와 부침가루 매출이 각각 50.1%, 104.0% 늘었다.

이에 대해 CU 관계자는 "절대적인 판매량으로는 여름철 강자인 맥주가 월등히 높지만,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막걸리 인기가 급격히 높아져 맥주의 매출 신장률을 앞서고 있다"며 "특히 편의점의 주력 제품이 아니었던 가루류 판매가 늘어난 것은 막걸리의 인기를 입증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막걸리 판매 호조에 따라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여성과 젊은층, 캠핑족 등 막걸리의 새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국순당 ‘1000억 프리바이오 캔’ 350㎖과 지평주조의 ‘지평 이랑이랑’.

국순당은 지난 4월 선보인 프리미엄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의 소용량 캔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몸 속 좋은 유산균을 키워주고 나쁜 유해균을 억제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첨가해 장 건강에 관심이 많은 여성·장년층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했다.

또 지난달 출시한 350㎖ 들이 캔 제품은 적당한 용량과 휴대 간편성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했다. 국순당 측은 "부담스럽지 않은 용량을 선호하는 20~30대 여성과 혼술·홈술족, 외부 활동을 위해 휴대성을 중시하는 캠핑족, 여행객 등을 겨냥해 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캔 제품은 현재 CU와 GS25 등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전통 막걸리 제조업체 지평주조도 지난달 이마트와 공동 개발한 스파클링 막걸리 ‘지평 이랑이랑’을 출시했다. 일반 막걸리보다 탄산을 강화해 청량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레몬 농축액과 허브류를 넣어 상큼한 맛을 내고 자일리톨로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을 구현했다.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풍부한 탄산으로 청량감을 극대화한 스파클링 막걸리인 만큼 식전주나 축하주로 마시는 샴페인, 와인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이번 신제품을 통해 막걸리가 소비자의 특별한 일상에 보다 폭넓게 즐기는 술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