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에어비앤비’ 등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공유 경제 시장을 이끌 혁신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주목 받았던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 위워크(Wework)가 내년을 ‘흑자 전환의 해’로 선포했다.

마르셀로 클로르 위워크 집행이사회 의장은 1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터카드, 틱톡 소유주인 바이트댄스, 마이크로소프트(MS), 시티그룹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위워크와 새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됐지만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이 사는 곳 가까이의 위워크 사무실을 제공해 본사와 유기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를 원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클로르 의장은 "현재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은 직원들이 공유오피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는데, 주 1~3회 정도 위워크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뉴욕 맨해튼의 한 건물에서 시작된 위워크는 불과 9년 만에 전 세계 120여개 도시에 800여개 지점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공유 사무실 업체로 거듭났다. 한국에서도 2016년 8월 강남점을 시작으로 한창 때는 광화문, 삼성, 서울역 등 전국 주요 지역에 20개 지점을 운영했다.

일본 오사카 우메다역 인근의 위워크 오피스.

하지만, 전 세계에 공유 오피스 붐을 일으키며 한때 기업 가치만 470억달러(약 54조원)에 달했던 위워크는 각종 스캔들과 실적 추락 속에 상장계획이 연기되는 등 기대주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기업 가치는 8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고, 1만4000명이었던 임직원 5600여명으로 줄이면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날 클로르 의장은 "인력을 8000명 이상 줄이고 임대차 재협상, 자산 매각 같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덕분에 내년 현금 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모두가 위워크가 살아나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가능성도 제로라고 봤다. 그러나 이제 1년 후에는 위워크가 기본적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자산을 가진 수익성 있는 벤처기업이 됐음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쇼핑은 물론 의료, 교육, 금융 등 대부분 분야에서 온라인 비중이 커지는 만큼 사무실 공간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 시장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회사 CBRE는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사무실에서 공유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2%에서 13%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공유 오피스 사업 특성상 코로나19로 임대료 납부를 거부하거나 임대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점은 위워크 부활의 약점으로 꼽힌다.

FT는 "위워크는 올해 1분기 현금 4억8200만달러(약 5800억원)를 소각해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이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며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에 30억달러 규모 지분 매각을 통해 구조 금융을 조달하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