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글래스, 내년 상반기부터 소량 생산 시작할 듯"
아이폰12와 연동돼 각종 AR 기능 지원할 전망
SKT・LG 유플러스도 내년 AR 글래스 출시 잰걸음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마트 워치, 무선 이어폰 등 세계 IT 디바이스 트렌드를 주도해온 애플이 내년에는 증강현실(AR) 글래스인 '애플 글래스'를 선보인다. 공개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상반기 소량 생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미국, 중화권 매체들은 대만에 소재한 애플 협력사를 인용해 내년 상반기에 애플이 애플 글래스를 소량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하반기 또는 2022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다소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애플 글래스에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4가 탑재될 전망이며 이 칩은 TSMC의 7나노 공정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AR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퀄컴의 XR(확장현실) 솔루션도 적용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발표된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의 초기 모습.

다만 현재로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미 구글이 지난 2012년 공개한 뒤 2014년부터 판매를 본격화한 구글 글래스가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이는 구글의 IT 디바이스 사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정도였다. 미국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21세기 최악의 기술 중 하나로 이 구글 글래스를 꼽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구글 글래스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구글 글래스의 치명적 단점으로 꼽혔던 배터리 수명, 무게, 돌출된 카메라, 차별화된 기능의 부재 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통 안경과 거의 차이가 없는 플라스틱 소재를 기반으로, 함께 공개될 아이폰12와 연동해 각종 AI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 공간인식,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AR 콘텐츠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뿐 아니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대형 인터넷 기업을 비롯해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AR 글래시 출시를 대체로 내년경으로 예정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태리 패션안경 업체 룩소티카와 손잡고 AR 레이반 선글래스 '오리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MS는 지난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와 연계 가능한 '홀로렌즈2'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출시해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정호 SKT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AR 글래스 개발을 시사하며 "수년내에 AR 글래스를 쓰고 다양한 크기의 TV를 시청하거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경기와 전문 해설 및 실시간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향후 1~2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내년 1분기경에 50만원대 수준의 AR 글래스를 출시하는 한편 관련 콘텐츠 확보를 위해 1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엔리얼은 스마트폰의 기능과 AR 글래스를 연동해 최대한 가볍고 간편하게 AR 글래스를 설계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 글래스의 실패와 AR, VR 등을 비롯해 5G 이동통신이 본격화된 현재 상황은 기술적 토양이 다른만큼 조심스럽게 AR 글래스의 성공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수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아래 각종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는 상황이며 5G 통신망의 보급으로 무선 통신망에서도 끊임없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AR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