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반격이 시작됐다."

새벽 배송을 앞세운 이커머스의 공세에 대형마트가 반격에 나서고 있다. 반격의 무기는 다름 아닌 대형마트 매장. 대형마트들은 기존 매장을 상품 보관 및 배송 센터로 활용해, 이커머스가 선보인 새벽 배송에서 한 단계 나아가 당일 배송 또는 바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형마트 매장이 오프라인 판매처이자 온라인 물류·배송기지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 수원 광교점은 지난달 28일 주문 후 2시간 내 배달하는 바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 서울 중계점, 수원 광교점 두 곳을 온라인 주문 후 바로 배송이 가능한 스마트 스토어로 전환했다. 기존처럼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매장 내 상품 분류,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2시간 내에 소비자 집 앞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게 가능하다. 더 이상 매장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만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성과도 좋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매장별 주문 건수를 집계한 결과, 중계점은 130.8%, 광교점은 175.6% 각각 주문이 늘었다. 특히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신선식품과 간편식, 반찬 등의 주문이 증가했다.

바로 배송이 가능한 스마트 스토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통합 온·오프라인 전략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해 모든 상품을 점포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으로 16개 매장에 바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내년까지 총 43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기존 매장을 상품 보관, 선별, 배송 등이 가능한 풀필먼트(FC) 센터로 바꾸고 있다. 인천 계양점의 경우 매장 한 쪽에선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선 온라인 주문 상품을 분류·배송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당일 배송 서비스도 가능하다. 소비자가 오후 2시 이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

수원 원천 홈플러스 풀필먼트 센터.

홈플러스는 현재 인천 계산점과 안양점, 수원 원천점 3곳을 풀필먼트 센터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전국 1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중 107개 매장에 당일 배송이 가능한 온라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매장을 무조건 풀필먼트 센터로 전환하기 보다는 추가 물류 거점이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풀필먼트 센터를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롯데마트, 홈플러스보다 먼저 이커머스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SSG닷컴을 설립해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운영 및 온라인 배송을 맡겼다. 현재 이마트는 두 가지 상품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나는 익일 새벽 배송이고, 나머지는 당일 오후 배송이다.

새벽 배송은 경기, 용인에 있는 SSG닷컴의 대규모 물류센터(NEO)가 맡고, 당일 배송은 전국 이마트 158개 매장 중 100여 곳에 설치한 피킹&패킹(PP) 센터가 맡는다. 한 곳에서 상품을 집중적으로 관리, 배송하는 규모의 경제는 물론 소비자 집 근처에 있는 이마트 매장을 통해 빠르게 상품을 배송하는 장점 모두 가져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