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그룹 중 1위(순이익 기준)를 달리고 있는 신한지주(055550)와 3위 하나금융지주(086790)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금융그룹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에 따른 것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두 그룹 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글로벌 사업 업무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파트너십은 국내 대표 금융그룹 간 체결한 첫 혁신 사례다.

조용병(오른쪽)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그간 국내 금융그룹들이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 및 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특정 지역으로만 진출하고, 국외 네트워크의 현지화·대형화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두 그룹은 세계적인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금융기관간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상호 보완하는 관계를 통해 질적 성장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및 추진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협력엔 조 회장과 김 회장의 '32년 인연'도 작용했다. 이들은 1988년 신한은행 영등포지점에서 함께 일했던 적이 있다. 당시 김 회장이 이 지점의 당좌 담당 수석 대리였고, 조 회장은 외환 담당 막내 대리였다. 1년 가까이 함께 근무하면서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됐고, 지금도 조 회장은 사석에서 김 회장을 '형님'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번 협약은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양 그룹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그룹이 세계적인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