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가 올해 1분기 코로나 타격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차량 운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넘게 줄어든 탓이다. 그나마 음식 배달 대행 사업인 ‘우버 이츠’가 성장한 덕분에 더 큰 손실은 면했다.

우버는 7일(현지 시각) 1분기에 매출액 35억4000만달러(약 4조3180억원), 순손실 29억4000만달러(약 3조586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이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액(31억달러)이 14.2% 늘었지만, 순손실(10억9천만달러)도 169.7% 급증했다. 지난해 상장 후 이 회사가 실적을 공개한 세 분기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이다.

매출 역시 소폭 늘긴 했지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35억3000만달러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다. 반면 순손실은 컨센서스 13억8000만달러보다 더 높았다.

미국에서 운행 중인 우버 블랙 서비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월 한달 동안 차량호출 사업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80% 위축됐다"고 말했다. 1분기는 1~3월 기준이지만, 우버 핵심 서비스인 우버 라이드(Uber Ride)의 수요가 코로나로 인한 외출 감소로 전 세계적으로 줄면서 올해 내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우버 이츠는 코로나 사태를 틈 타 크게 성장했다. 자택 대피령으로 발이 묶인 사람들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좋아하는 식당의 음식을 주문해 먹었기 때문이다. 우버 이츠의 총 주문액은 1년 전보다 52% 증가한 46억8000만달러(약 5조7100억원)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7% 늘어난 것.

코스로샤히 CEO는 "우버 이츠가 창출하는 비즈니스 기회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커지고 있다"며 "(음식점뿐 아닌) 소매점에서 우버 플랫폼을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분기 우버 매출의 일등공신인 우버 이츠는 그럽허브(Grubhub), 도어대시(DoorDash), 포스트메이츠(Postmates)와 같은 쟁쟁한 경쟁 업체들과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서비스 대비 뚜렷한 차별점이나 우위를 선점한 지역도 찾기 어렵다.

여기에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노동자 대우와 해고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현재 우버 운전자들을 계약직원이 아닌 임직원으로 간주, 건강보험 혜택과 직원 보호법 등을 적용해 줘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우버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새 비즈니스를 찾고 있다. 미국 최대 전동 킥보드 공유 스타트업 ‘라임’은 6일 우버를 포함한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총 1억7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3700명에 달하는 감원 계획까지 내놨다. 지난해 말 기준 우버 전체 직원(2만6900명) 중 14%에 해당한다. 코스로샤히 CEO는 올해 기본급 100만 달러를 포기했다.

CNBC는 "미국 금융 전문가들은 올 2분기에 우버 실적이 1분기보다 더 나쁠 것으로 본다. 3월 말까지는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 타격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2분기까지 비용 절감으로 손실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우버 사활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우버는 미국 전역 44개주에서 경제 재개가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뉴욕 증시에서 11% 오른 30.93달러로 마감했다. 당장 실적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최근 3주 동안 운행량이 늘어나며 낙관적인 견해가 늘어난 덕분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