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 2~3월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0~16% 성장
23일 '세계 책의 날' 맞아 다양한 도서 기획전 펼쳐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기 꺼려져서, 주로 집에서 책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독서 바람이 일고 있다. 도서출판업계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불황을 피하지 못했지만,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하며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 방문객은 줄었지만, 온라인 서점을 중심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잠재적 독자들을 겨냥한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구사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점에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2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인터넷 교보문고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영풍문고도 같은 기간 온라인 서적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10%가량 올랐다. 알라딘 역시 15% 늘었다.

특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차원에서 오프라인 개학을 미루고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휴원하면서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서적의 판매가 급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4월 20일까지 청소년 서적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자녀 교육 관련 서적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정부도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활성화 차원에서 독서 장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전자책과 소리책, 종이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책과 함께 슬기로운 거리두기' 행사를 진행 중이다. 지자체도 무인 도서 대출 반납기, 대출 제한 없는 '구독형 전자책'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서점가도 보조를 맞춰 다양한 독서 장려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히 '세계 독서의 날'(4월 23일)에 맞춰 각종 프로모션 행사를 준비했다. 교보문고는 이달 21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간 전자도서관 '북드림'에서 전자책 40만 권을 무료로 대여한다. 예스24는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서적을 소개하는 기획전을 열며, 알라딘은 '책이 없는 세상, 몰래 숨겨두고 싶은 단 한 권의 책'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프라인 서점으로 다시 독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업계는 방역을 강조하며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서점' 알리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서점 내 독서 공간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이용하도록 하고, 좌석도 일정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영풍문고의 경우,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픽업하는 고객에게 '어니스트 헤밍웨이 머그잔'을 증정한다.

도서출판업계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독서 문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이어갈 방침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작가와 독자의 만남 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독 문화가 자연스럽게 안착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문고 관계자도 "코로나 사태 이후 다양한 고객 참여형 이벤트를 개최해 시민들이 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