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 '훨훨' 나는 유튜브·바이브
50% 급증한 유튜브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반사효과?
바이브는 이용자 중심 체계 '내돈내듣' 정책에 찾는이 늘어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 유튜브 뮤직과 네이버 바이브가 성장에 속도를 내며 기존 선두주자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음원 업계가 움츠러든 분위기지만 이들 두 플랫폼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3월 멜론, 지니뮤직, 플로, 유튜브뮤직, 바이브, 벅스 등 거의 모든 음원 플랫폼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가 전달 대비 늘었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플랫폼은 유튜브뮤직과 바이브로 각각 54%, 18%씩 증가한 150만명과 90만명을 기록했다. 멜론(620만)은 3%, 지니뮤직(420만)은 4%, 플로(290만)는 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음원 시장은 다른 달보다 영업 일수가 적은 2월 대비 3월에 느는 경향이 있다. 김진우 음악콘텐츠산업협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2월 대비 3월 영업일수가 이틀 더 많았다"며 "5% 내외 증가는 지금까지 보여온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유튜브뮤직과 바이브의 성장세다. 최근 음원업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영업일수 효과로 3월에 잠깐 반등했지만 지난 2월엔 유튜브뮤직과 바이브를 제외한 거의 모든 플랫폼이 감소세를 보였다. 멜론과 플로의 MAU가 전달 대비 각각 10%가량 줄었고 지니뮤직은 2% 감소했다. 김진우 위원은 "보통 신곡이 나와야 팬덤도 활성화되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작년과 비교해 신곡 발매가 확연히 줄었다"며 "또 사람들이 직장으로 출퇴근을 안하고 집에서 일하니깐 평소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음악을 듣는 횟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같은 침체기 속에서도 유튜브뮤직은 전월 대비로 지난 2월 MAU가 약 5% 증가한 데 이어 3월에 50% 급증했고, 바이브는 전월 대비 증가율이 1월 6%, 2월 15%, 3월 18%로 홀로 3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다.

유튜브뮤직 관계자는 "따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아서 왜 갑자기 증가했는지 원인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음원업계에서는 유튜브뮤직의 상승세는 유튜브 동영상을 찾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반사효과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 탓에 음원 시장은 위축된 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찾는 이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며 대신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유튜브 등 집에서 시간 보낼 때 소비하게 되는 콘텐츠 위주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집에서 많이 소비하는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유튜브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디어렙 나스미디어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시청자 10명 중 9명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음원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유료 멤버십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유튜브뿐만 아니라 유튜브뮤직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며 "유튜브 이용자 증가에 따라 유튜브뮤직도 수혜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브 관계자는 "‘최대 6개월 무료 이용’ 등 프로모션을 진행한 효과가 일부 있는 것 같다"며 "또 최근 바이브가 음원 수익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고 나서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9일 바이브의 음원 수익 정산을 단순 스트리밍 횟수 총합에 따라 줄세우는 기존 ‘비례배분제’에서 ‘이용자중심’ 체계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용자중심 체계는 이용자가 내는 구독료 중 제작자 몫을 온전히 이용자가 듣는 음원의 가수 측에 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례배분제를 적용하는 다른 플랫폼에서 바이브로 갈아타겠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동안 국내 음원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이들 플랫폼은 지난해와 비교해 입지가 달라진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유저 기준 국내 주요 7개 플랫폼 가운데 지난해 3월 유튜브뮤직과 바이브의 MAU 점유율은 각각 3%대였으나 올 3월이 되며 각각 10%, 5%로 늘었다.

국내 음원시장이 코로나 이후 판도 변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음원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글로벌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올 1월 국내에 지사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음원시장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