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업체 7곳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기업은 CJ제일제당으로 나타났다.

9일 각 업체의 2019년 사업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가장 많은 143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1.12%다. 국내 식품업체 중 R&D에 1000억원을 넘게 투자한 곳은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CJ제일제당은 식품연구소를 두고 햇반·만두 등 국내 1등 상품은 물론 국·탕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간편식(HMR)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번째로 R&D에 투자를 많이 한 기업은 라면 명가 농심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1.2%인 281억원을 투자했다. 대상(279억원,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 1.05%)이 그 뒤를 이었고, SPC삼립(73억원·0.3%), 롯데칠성음료(72억원·0.3%), 오리온(62억원·0.86%), 동원F&B(60억원·0.35%) 순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1%도 안 되는 등 국내 식품업체들이 R&D에 소홀한 이유는 많은 비용을 들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인기 제품을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게 투자 대비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 시장이 작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R&D 보다는 판매가 잘 되는 제품 설비를 늘리고 제품 제조 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 자리 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 규모와 소비자 특성상 기업이 적극적으로 R&D를 하고 신제품을 출시해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인기 제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롯데칠성음료로 나타났다. 사이다·커피·주스 등 음료 부문 호조로 10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73%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 469억원을 올린 SPC삼립은 7개 식품업체 중 영업이익 감소 폭(-21.7%)이 가장 컸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오리온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16.18%를 기록하며 7개 식품업체 평균(4.48%)보다 무려 3배가량 높았다. 회사 전체 매출 중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비중이 63.79%에 달했고, 이로 인한 원료 공급·제품 제조 등 글로벌 통합 관리가 가능한 게 높은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