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단지가 몰린 용인 수지구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점차 줄어들자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건설은 경기도 용인 수지 초입마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원 1041명 중 95%의 지지를 받았다. 용인 수지 초입마을 아파트는 용인에서 추진하는 첫 리모델링 단지다. 1994년 준공해 25년이 지난 단지로, 공사비는 4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건설은 수평·별동 증축을 통해 기존 지상 15층 12개 동 1620가구를 지상 최고 23층 13개 동 1863가구로 리모델링한다. 새로 늘어나는 243가구는 일반분양된다. 수지 초입마을 아파트 조합은 내년 4월 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2022년 상반기에 이주를 시작해 2022년 하반기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기도 용인 아파트 단지 전경.

용인시 수지구에는 지어진 지 20년 이상이 된 아파트만 2만 가구에 달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에서 1994년~1999년에 입주한 아파트는 1만9955가구다.

반면 새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수지구 입주물량은 2017년 1488가구, 2018년 4130가구, 2019년 5619가구로 점차 늘어나다가 내년에는 1663가구, 2021년에는 1094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새 아파트 공급이 주는 상황에서 재건축 연한을 채우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수지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리모델링 사업은 수직증축을 통해 기존 가구 수의 15%까지만 일반분양이 가능해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사업성은 적은 편이지만,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994년 준공된 5개 동, 619가구의 풍덕천동 보원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추진위원회도 지난달 포스코건설의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업 진행에 시동을 걸었다.

용인 신정마을 8단지(현대성우), 신정마을 9단지, 동부1차, 벽산아파트 등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꾸려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한편 용인시 수지구 집값은 올해 7월부터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7월 집값이 전달보다 0.16% 올라 상승 반전한 뒤 10월에는 전월보다 0.42%, 11월에는 전월보다 0.46% 뛰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을 추진하기가 수월해진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용인시 수지구는 신분당선이 개통된 후 강남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집값이 꾸준히 상승 중인데 노후 단지들이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부동산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지구는 광교와 판교 사이에 끼어있는 입지지만, 집값은 두 곳에 비해 싼 상태라 같은 신분당선 라인의 집값을 쫓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90년대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고쳐 지으면 아파트 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주변 단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