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인사에 김승연 회장 의중 들어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36·사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한화큐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이 내년 1월 합병되는 한화큐셀과 한화케미칼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후계 승계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한화큐셀은 2일 이전에 전무 직위였던 김 부사장의 승진 인사와 함께 총 14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을 거쳐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를 지냈고, 같은 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재계는 김 부사장이 내년에 한화의 화학·태양광 사업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본다. 한화에서 부사장 직위가 갖는 무게 때문이다. 한화는 다른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부회장, 사장, 부사장 등 고위 임원 수가 적은 편이다. 매출액이 큰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 중 상당수는 부사장 직위를 갖고 있다. 한화큐셀앤첨단소재는 김희철 사장이 옛 한화큐셀의 태양광사업을, 류두형 부사장이 옛 한화첨단소재의 소재사업을 맡고 있다. 내년 1월 합병 예정인 한화케미칼은 이구영 부사장이 대표다.

또 한화큐셀과 모회사 한화케미칼이 내년 1월 합병하면서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화학 및 태양광 사업이 한 회사에 모이게 된다. 내년에 합병이 이뤄지면 김 부사장은 한화의 화학·태양광 사업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드는 직위에 오르는 셈이다. 한화는 "김 부사장은 합병 법인(가칭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김 부사장의 승진 인사에는 김승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부사장이 화학·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핵심 직위를 맡으면서 후계 승계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었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김 부사장의 승진 이유에 대해 "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2010년 사업 진출 이후 한때 철수설이 나돌 정도로 암흑기를 겪었으나, 김 부사장이 2012년 1월 태양광 사업에 합류한 이후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해 지금과 같은 결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CCO)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가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은 또 "김 부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사업 구조를 혁신하고, 소재 부문 고부가 스페셜티(특수화학)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며 서술했다.

이외에 한화큐셀에서 전무 승진은 1명, 상무 승진 3명, 상무보 승진은 9명이다.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실적·성과 중심의 인사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