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방한하는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 멤버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LJF는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을 대표하는 9개 전자부품 회사 사장 모임이다. 올해 LJF 서울 행사는 2014년 5월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LJF' 행사를 직접 챙기는 것은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사업에서 일본 부품 회사의 협력 관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불화수소 등 수출 제재가 시작되자 이 부회장이 곧바로 일본을 찾아 금융권과 재계 인사 등을 만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은 악화되고 있는 한·일 관계 상황에서도 일본 내 인맥 다지기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F는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일본 부품·소재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시작한 모임이다. 이 회장은 "부품 경쟁력이 완성품 경쟁력을 좌우한다. 삼성전자가 잘되려면 일본 부품 회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일본 부품 회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납품하는 회사의 CEO만큼 업황 등을 잘 아는 것에 크게 감동했다고 한다. 올해 서울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주요 사업 부문 대표가 직접 이들을 상대로 사업 전략 등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이달 중순 일본에서 50개의 주요 부품·소재 협력 업체 대표들을 초청해 골프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이 같은 '감사의 날' 행사를 열었는데, 올해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 이동통신 2위인 KDDI의 5G(세대) 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돼 5년간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 물량을 수출하게 된 것은 중국 화웨이 제품에 대한 규제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동안 많은 노력을 쏟았던 일본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2019 일본 럭비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