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흐림’, 모바일 ‘갬’, 디스플레이 ‘구름’’

삼성전자(005930)가 이달 8일쯤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매출 60조~63조원, 영업이익 7조원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익기여도가 높은 메모리 반도체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는 올 2분기에 매출 56조1271억원, 영업이익 6조5971억원을 달성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5G(5세대)폰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의 적자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 메모리 생산량↑·판매가↓…스마트폰, 화웨이 해외사업 위축 반사이익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에 반도체 사업에서만 매 분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올 2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을 3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성수기 효과와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일부 고객사의 선제적인 구매가 D램(+29%), 낸드플래시(+10%) 등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평균 판매가격은 재고 축소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영향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17%와 3%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해외 사업이 위축된 화웨이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가 양호한데다 갤럭시노트10 제품 중 5G폰 비중 확대가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올 2분기 1조5600억원에서 올 3분기 2조원~2조3000억원까지 늘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 3분기에 1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LCD가 수요 약세와 라인 폐쇄 등으로 4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애플의 아이폰11 출시로 OLED 물량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 4분기 실적 메모리 가격 반등에 달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올 4분기에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 것인지에 쏠려 있다.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케이프투자증권은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제한적이기에 재고 수준이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두 제품 모두 본격적인 가격 반등이 이뤄지지 않아 좀 더 시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과 5G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고가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갤럭시 폴드의 판매 확대 가능성이 높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중소형 OLED 시설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