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
반도체 -31.5%·석유화학 -17.6% 중간재 수출 급감
대중 수출 -21.8%…대미 수출도 2.2% 줄어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줄어든 447억1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2월부터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석유화학 등 중간재 역할을 하는 품목 수출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9월 수출입 동향’에서 9월 수출이 44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9월(506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11.7% 감소한 것이다. 월별 수출은 지난해 12월 -1.7%를 기록한 이후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이후 감소폭도 커져 지난 6월 -11.8%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두 자릿수다.

부산 신항 컨테이너부두.

수출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산업재 내지 중간재 역할을 하는 제품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31.5% 감소했고, 석유화학(-17.6%)·석유제품(-18.8%)도 두 자릿수가 줄었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 부진에 대해 "D램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D램 가격은 8기가비트(Gb) 제품 기준 2018년 9월 7.38달러에서 올해 9월 3.26달러로 55.8% 하락했다.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가격 128Gb 기준 2018년 9월 5.83달러에서 올 9월 5.69달러로 2.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산업부의 설명은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게 된 원인이 물량 감소가 아니라 가격 하락 때문이라는 의미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에 대해 산업부는 단가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수출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20.0% 하락한 게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단가하락 폭을 고려할 경우 수출 물량은 소폭 증가한 셈이 된다. 하지만 석유화학 제품 최대 수출처인 중국 수출(11억7000만달러)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감소하는 등 중국의 산업재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자동차는 4.0%, 자동차 부품은 2.1% 각각 수출이 늘었다. 자동차 수출 증가는 EU(유럽연합) 등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 증가는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미국 공장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베트남 자동차 업체의 한국산 부품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박 수출은 LNG선, 유조선 등 인도가 늘면서 2018년 9월 대비 30.9% 늘어난 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전년동기 대비 1.1% 늘어났다. 하지만 일반기계 수출은 1.5% 감소했고, 철강 수출도 9.1% 줄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17.1%가 감소했다. 섬유 수출도 미국이 중국산 소비재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한국산 섬유 수요가 줄면서 5.7% 감소했다.

물량 기준으로는 9월 수출은 1666만톤(t)으로 전년동기(1616만톤) 대비 3.1% 늘어났다. 8월 물량 기준 수출 증가율이 0.0%였던 것과 비교하면 3.1%P 증가한 셈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이 21.8% 줄어들었고, 미국 수출도 2.2% 감소했다. 대중 수출이 감소한 것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수요가 감소한 데다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등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제품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미국 수출 감소에 대해 산업부는 "일반기계, 반도체 등에서 기업 수요가 줄어든 데다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해외 경쟁 기업 판매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수출은 5.9%가 줄었다. 석유제품, 석유화학에서 일본 내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또 중국산 LCD(액정표시장치) 제품과의 경쟁으로 디스플레이 수출도 감소했다.

EU(유럽연합) 수출은 10.6%, 중남미 수출은 10.8% 각각 증가했다. 선박 수출이 늘어난 데다 무선통신기기 판매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됐다. 동남아시아 지역 아세안(ASEAN) 국가 수출은 5.9% 늘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에 대해 산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의 수출 규제가 생산 차질을 빚어낸 사례가 아직 없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일 수출은 7~9월 전년동기 대비 4.1% 줄어든 반면, 대일 수입은 같은 기간 전년동기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과 가계의 일본산 제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일본의 대한 수출이 더 타격을 받고 있는 양상인 셈이다.

1~9월 누적 수출은 4061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4503억1000만달러)와 비교해 9.8% 줄어들었다.

9월 수입은 387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410억3000만달러)와 비교해 1.6%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9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