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 발표를 위해 준비해 온 서류를 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SNS를 통해 의료계를 폄하했다는 이유로 2일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지난 달 30일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제1저자로 등록한 의학논문의 자진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려다가 갑작스럽게 취소한지 3일 만이다.

의협은 2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협회 회의실에서 조국 후보자의 의료계 폄하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 중앙윤리위원회가 조 후보자 딸 조씨 논문 논란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는 만큼 의협은 협회 차원의 직접적인 행동을 자제해왔다. 그런데 돌연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은 지난달 30일 조 후보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계 논문을 비방하는 내용의 검증되지 않은 글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 페이스북에 올라온 ‘인터넷 매체 딴지일보 게시판 글’에는 조 후보자 딸 조씨가 제1저자로 등록한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논문이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몇 분이면 끝날 통계 분석이 연구 내용의 전부라는 지적도 담겨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조국 후보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후보자 따님 논문을 직접 읽어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딴지일보 글을 인용했다"면서 "해당 글에서는 조국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의학논문이 ‘별 논문이 아니다’고 폄훼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이 병리학회지에 실린 (그것도 자신의 딸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개인 주관으로 판단해 폄훼한 글을 퍼와서 SNS에 올린 것 자체가 문제가 크다. 딸이 2주간의 실습 끝에 의학 논문 제1저자가 된 것을 정당화한 것에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딸 논문이 언론에서 논란이 일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해당 논문을 폄훼한 글을 인용한 것이 적절했다고 볼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의협에 앞서 대한병리학회도 ‘의학 논문 폄훼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앞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페이스북을 통해 병리학회지 논문을 에세이에 비유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재정 교육감은 "이런 실습이 끝나면 실습보고서 같은 것을 쓴다. 미국에서는 이런 보고서를 ‘에세이’라고 하는데 에세이 우리말이 적절한 말이 없어서 ‘논문’이라고 부른다"며 조씨의 논문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에 대해 대한병리학회는 지난달 23일 장세진 이사장 명의 발표문을 통해 "학회의 공정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각자 자신들을 합리화하기 위해 학술지 명예를 훼손하고 폄훼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조 후보자 딸 조씨가 한영외고 재학 당시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논문을 지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논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에서 나타나는 eNOS 유전자의 다형성(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