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1일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BP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억9760만t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는 전년보다 1880만t(2.8%), 탈원전 시행 전인 2016년보다는 3510만t(5.3%) 증가한 것이다. 이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증가율(0.4%)보다 7배 높고, 세계 평균(2%)보다도 높은 수치다.

OECD 주요국 가운데 미국은 전년보다 2.6%(1억3080만t) 증가했고, 독일(-4.8%), 프랑스(-3.0%), 영국(-2.3%), 일본(-2.0%) 등은 감소했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OECD 최고 수준이다. 증가율만 보면 칠레(2.9%)와 벨기에(2.9%)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칠레(9580만t)와 벨기에(1억2960만t)의 배출량이 한국보다 훨씬 적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의 배출량 증가율이 가장 높은 셈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중국(94억2870만t)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2위는 미국(51억4520만t), 3위는 인도(24억7910만t) 순이다.

정부는 지난해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 2030년까지 발전(發電) 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5780만t 줄이겠다고 했지만, 탈(脫)원전 정책으로 이산화탄소와 미세 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 발전량을 줄이다 보니 화석연료인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이 늘었다. 한전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LNG·유류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70.4%에 달했다. 이는 2017년(67.5%)보다 2.9%포인트, 2016년(65.2%)보다 5.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원전 발전 비중은 2016년 30%에서 2018년 23.4%로 줄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석탄 발전량이 일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적극적인 미세 먼지 감축 대책으로 석탄 발전 배출 미세 먼지는 약 25.5%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석탄 발전으로 발생하는 미세 먼지를 줄였다는 것만 강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