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기술이 빠르게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지만 한계점도 지적되고 있다. 미국 IT(정보기술) 기업 아마존이 개발한 안면인식 시스템이 최근 '굴욕'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 CNN방송은 1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들의 사진을 아마존의 안면인식 프로그램에 넣어 돌려보니 26명이 범죄자로 지목되는 오류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 80명 전원의 사진을 아마존의 안면인식 기술인 '레코그니션(Rekognition)'을 통해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범죄자 2만5000명의 얼굴 사진과 대조했다. 이 실험 당시 신뢰 지수는 초기 값인 80%로 설정돼 있었다.

그 결과 80명 중 26명이 범죄자로 잘못 판정됐다. 전체 중 32.5%의 의원이 엉뚱하게 범죄자로 몰린 셈이다. 특히 범죄자로 잘못 판정된 의원의 절반 이상이 유색인종이었다. CNN은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작년에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당시에도 28명이 잘못된 판정을 받았고, 여성이나 유색인종에서 오류가 더 많았다"고 했다. 실험 결과 범죄자로 오인된 아시아계 필 팅 캘리포니아주 의원은 "이 실험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가 주요 업무에 쓰일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사실을 확고하게 드러낸다"고 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미국시민자유연맹이 기삿거리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기술을 잘못 사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이 소프트웨어를 쓸 때는 신뢰 지수 99%를 설정하고 인간이 내리는 최종 결정의 일부로서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존의 설명에도 미국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개인의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경찰 당국은 "시범 운영해온 아마존의 안면인식 기술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 당국은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이나 여성의 얼굴 등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등 안면인식 기술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이 범죄 수사 목적으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