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금융투자가 올해의 한국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1.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45개 성장 전망기관 가운데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곳은 노무라가 처음이다. 1분기(1~3월) 성장률이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0.3%를 기록한 가운데, 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춘 전망기관이 나오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1%대 저(低)성장'을 기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무라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기치 않게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특히 설비투자가 전 분기보다 10.8% 감소했는데, 이는 수출 부진이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성장률 하향 조정 이유를 밝혔다. 노무라는 이번 보고서에서 "4월(1~20일) 수출이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의 여파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다"며 "이는 대외 수요 감소가 전체적인 성장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노무라는 "한국 정부가 최근에 내놓은 재정 부양책(추가경정예산)만으론 심화하는 경제의 역성장을 완전히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노무라가 하향 조정한 한국 성장률(1.8%)은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2.6~2.7%)나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2.5%)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 시각) 올해 1분기 성장률이 3.2%(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1분기 성장률 전망치(2% 안팎)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중국에 이어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양호하게 나오면서 "대외 여건이 나빠 1분기 성장률이 저조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이 더욱 무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