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30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에 있는 성운 NGC 7027에서 관측한 수소화헬륨(별도 원으로 확대)의 모습.

이론으로만 제시됐던 우주 최초의 분자가 처음 관측됐다. 우주 생성 이론을 입증하는 증거를 찾은 것이다.

미국과 독일 공동 연구진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구로부터 30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 떨어진 백조자리에서 우주에서 처음 생긴 분자인 수소화헬륨(HeH�)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수소화헬륨은 헬륨 원자와 (+)전기를 띤 수소이온이 결합한 물질이다. 빅뱅(big bang·대폭발)으로 우주가 탄생한 뒤 처음 나타난 분자로 추정된다. 1925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동안 지구는 물론이고 우주 어디서도 관측된 적은 없다. 1970년대에는 별이 소멸할 때도 이 분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정밀한 관측을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독일항공우주센터(DLR)가 공동 운영하는 천체 관측 항공기 '소피아(SOFIA)'를 타고 1만3700m 상공까지 올라갔다. 보잉 747기를 개조한 소피아는 지름 2.7m짜리 천체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연구진은 백조자리에서 별이 죽으면서 생긴 한 성운을 관측해 마침내 수소화헬륨의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천문학계에서는 수소화헬륨을 우주 진화의 시발점으로 여긴다. 우주가 식고 수소화헬륨과 수소 원자가 결합하면서 비로소 별과 은하의 주원료인 수소 분자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논문 대표 저자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롤프 구스텐 박사는 "수소화헬륨의 존재는 수십년간 천문학의 딜레마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초기 우주의 화학반응에 대한 의심이 해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