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가 핵융합 연구장치인 인공태양 ‘케이스타(KSTAR)’를 사용해 핵융합 반응이 나타나는 이온온도 1억도 기록 실험에 성공했다. 핵융합 시 필요한 장시간 플라즈마 상태 유지와 1억도 이상 온도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한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향후 핵융합 실증로에 적용하기 위한 플라즈마 내부수송장벽(ITB)모드를 구현 하는 실험에서 1.5초간 이온온도 1억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케이스타 내부에서 만들어진 1억도 초고올 플라즈마 이미지.

이온온도 1억도 달성은 핵융합 에너지 개발을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안정적인 에너지를 획득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태양 중심 온도인 1500만도의 7배 이상인 1억도의 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해야 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이번 실험에서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특히 D자 모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진공용기 내에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Tokamac)’ 장치에서 이온온도 1억도를 달성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에서 이온의 온도가 1억도 이상 달성한데 의미가 크다"면서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로서는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앞으로 중성입자빔 가열장치를 추가로 도입해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초고온 프라즈마 상태를 유지하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을 주도할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아직 어느나라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핵융합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핵융합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등 기반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스타는 지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토카막(Tokamac)’ 핵융합 연구장치다. 핵융합 에너지는 바다에서 원료인 중수소 등을 무한 공급받을 수 있고 폭발 위험, 폐기물 발생이 없어 새로운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케이스타 주장치와 주요 부대장치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