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입지와 함께 발표된 광역 교통개선 대책 덕분에 ‘어부지리’로 덕을 보게 된 지역이 생겼다.

지금은 주요 업무지구가 몰린 서울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거나 서울로 바로 연결되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지만, 이번 대책으로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들이다.

최근 정부는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경기 남양주시 진접·진건읍과 양정동 일대 1134만㎡에 6만6000가구가 들어서는 왕숙지구를 건설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역을 신설하고 내년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GTX-B는 송도~여의도~서울역~청량리~남양주까지 80㎞를 평균 시속 100㎞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8호선 별내선 연장과 경의중앙선 역 신설 등도 함께 포함돼 있긴 하지만 노선 특성을 고려하면 GTX-B가 지역 교통대책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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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남양주에서 서쪽으로 수십㎞ 떨어져 있는 인천 송도신도시도 덩달아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GTX-B 노선은 송도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는 점에서다. 이곳은 현재 서울 도심까지 이어지는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서울역까지 80분 이상 걸리는데, 노선이 개통되면 30분 안으로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그렇지만 이 노선은 2014년 송도~청량리 구간을 대상으로 한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편익비용(B/C)이 1 미만으로 나왔고, 이후 노선 확대 등 보완 절차를 밟아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다. 이번 대책 발표로 노선이 흡수하는 교통 수요가 더 늘고 정부도 강하게 개통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철도 노선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송도 주택시장도 함께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하남 감일지구도 뜻하지 않게 3기 신도시 덕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3기 신도시인 교산지구 교통대책으로 서울지하철 3호선을 10㎞를 연장하고 지구 안에 역사 2곳, 감일지구에는 1곳을 신설하겠다고 한 것이 호재가 될 전망이다. 교산지구는 하남시 천현·교산동 등 일대 649만㎡로 3만2000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3호선이 연장되면 교산지구에서 수서역까지 2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남 감일지구는 서울 송파구와 경계를 마주하고 있고 서하남IC를 비롯해 지하철 5호선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거리라 서울 접근성이 괜찮았던 곳이다. 여기에 지구 안에 지하철 3호선 역사까지 끌어안게 돼 교통 편의가 더 증대될 전망이다. 3호선은 서울 강남·북 주요 지역을 관통해 여러 지하철 노선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교통 인프라 확충이라는 점에선 김포 한강신도시나 인천 검단신도시 등도 3기 신도시 효과를 보는 곳으로 꼽힌다. 인천 계양지구에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정부가 서울 방화역과 김포를 잇는 한강선(가칭) 신설까지 추진하기로 하면서 수혜거리가 생긴 것이다. 총 24.2㎞짜리 노선으로, 광화문 등 도심을 경유하는 지하철 5호선과 연결된다. 검단을 경유해 김포 방향으로 연장될 것으로 보이며 서울 직통노선이 없는 이들 지역의 접근성이 좋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자체 협의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빠르게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직접적인 3기 신도시 수혜는 아니지만 이번 정부 대책으로 지하철 연장이 추진되는 양주옥정(7호선 연장), 파주운정(3호선 연장) 등도 인프라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