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와 수원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11일 예비타당성을 통과하면서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됐던 양주와 의정부, 군포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이 주거지역으로서 다시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진척이 더뎠던 창동과 청량리 등 동북권 개발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GTX C노선 74.2㎞ 건설 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11일 밝히면서 수도권 일대 교통망 확충에 따른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됐다.

타당성 평가를 통과한 GTX C노선은 양주(덕정)~청량리~삼성~수원 간 74.2㎞(정거장 10곳)를 일반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운행구간을 정차시간으로 나눈 표정속도 기준 시속 약 100㎞)로 주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의정부와 서울 삼성은 현재 74분 정도인 소요 시간이 16분으로 줄어들며 수원~삼성 간 소요시간은 78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된다.

수도권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 대한 교통 편의성이 지역 집값을 결정짓는 큰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노선이 관통하는 지역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교통이 유독 불편해 서울 대체 주거지로서 가치가 덜했던 양주나 의정부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이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옥정·회천지구로 이뤄진 2기 신도시 양주신도시의 경우 면적만 1117만㎡로 수도권 북부 최대 규모지만, 서울 도심으로 이어지는 지하철이나 광역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외면을 받았던 곳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수도권 동북부는 서울뿐 아니라 고속철도(KTX)나 수서고속철도(SRT) 등 광역 접근성도 부족했는데, C노선을 통해 이런 약점도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수도권 남부에 있는 경기 군포나 수원의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나 수원은 동북부 지역에 비해 지하철·고속도로 등으로 접근성은 나은 편이지만 서울 도심으로 이어지는 교통망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C노선이 개통되면 강남 접근성이 좋아질 뿐 아니라 신분당선 연장선이 교차하는 양재를 통해 도심으로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안에서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뤄졌던 청량리와 광운대, 창동 등 동북권 지역 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지금도 각기 역세권 개발이 이뤄지고 이를 기폭제로 낙후된 주택이 밀집한 지역을 개발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GTX 노선 신설이 확정된 만큼 부동산 가치도 힘을 더 받을 전망이다.

상업·업무지역으로서는 서울 삼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강남에선 강남역 인근이 주요 업무지역으로 평가되는데, GTX A노선에 이어 이번에 C노선이 확정됐고 위례~신사선 등 앞으로 여러 노선까지 경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차점으로서 일대 가치가 더 커지게 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급행 철도는 핵심 지역 가격 상승을 둔화시키고 외곽 개발을 추진하는 효과가 있어 주거복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3기 신도시 등 정부가 발표하기로 했거나 이미 발표한 수도권 택지지구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양주, 의정부와 서울 사이에 이미 택지지구가 여럿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GTX로 끌어올 수 있는 수요 흡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면서 "3기 신도시 등 계속 새로운 택지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GTX 수혜 효과를 결정지을 요인"이라고 말했다.

예타 통과가 사업 첫 단추에 불과하고 착공이 2021년으로 예상돼 갈 길도 워낙 멀다.
이남수 신한은행 도곡PWM센터 PB팀장은 "당장 해당 지역의 집값 하방을 견뎌내는 변수는 되겠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워낙 장기 사업이고 향후 요금 문제도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