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식〈사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대한 바이오 벤처 특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임 본부장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엔지노믹스에 각종 지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본지 10월 11일자 A8면 보도〉 여기에 이 업체 서연일 대표가 임 본부장의 대학교 동문이자 동료 교수였던 서연수 KAIST 교수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정부 들어 차관급으로 격상됐고, 한 해 20조원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심의한다. 과학계에서는 "국가 연구개발비 사용을 책임지는 인사가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바이오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적어도 임명된 뒤에 주식을 처분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엔지노믹스는 DNA를 자르는 '제한효소'처럼 연구용 단백질 효소를 공급하는 업체다. 현재 160여 종의 효소를 개발·판매하고 있고, 지난해 매출은 39억원이다. 이 기업은 2007년 창업 후 지금까지 총 네 차례 중소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 중 2017년 11월 24일(중소기업 R&D 평가위원 교육), 2018년 9월~2019년 8월(수출성공 지원사업) 2건이 지난해 8월 임 본부장 취임 후 이뤄졌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가 지원사업은 경쟁이 치열해 1년에 1건 이상 선정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비상장 기업인 엔지노믹스는 최근 기업 가치도 크게 올랐다. 국회 최연혜 의원(한국당)에 따르면 현재 이 기업의 장외 거래가는 1만5500원으로, 1만원 수준이던 지난해 10월보다 50% 정도 올랐다. 임 본부장은 2007년 이 주식을 주당 액면가인 500원에 8000주(400만원) 매입해 현재 평가액이 1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재산 신고에서 액면가를 적용해 신고했다. 임 본부장은 "비상장 주식은 액면가로 신고해도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된 과기정통부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감사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과기부는 지난 6~7월 연구비 부당 집행 의혹 등 민원 신고를 접수해 두 차례에 걸쳐 손상혁 총장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당시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 서연수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교 교수협의회에서는 '총장 사퇴 압박용 표적 감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