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SK하이닉스 청주 공장(M15) 준공식에 참석해 주재한 제8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민간과 기업 그리고 신(新)산업의 역할과 규제 혁파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 초만 해도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 같은 고정관념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정부 주도의 공공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그러나 '고용 침체' 충격이 계속되자 정부가 일자리 정책의 중심을 민간 분야로 이동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고용 부진에 대한 정부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산업 구조 변화, 자동화·무인화 등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출구를 못 찾았다는 비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높아지는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아직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주제인 '신산업 일자리 창출'에 대해 "특별히 중요하다"며 "9만2000여개의 좋은 민간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집중 지원하는 신산업은 미래차, 반도체·디스플레이, 스마트 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등 다섯 분야다. 이번엔 125조원의 세금을 민간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정부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54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주로 공공 부문에 집중 투입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 축사에서 "IMF 외환 위기에 탄생한 SK하이닉스는 어려움을 기회로 반전시킨 불굴의 기업"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인도 뉴델리의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지만, 대기업의 국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공장 준공을 계기로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내수 진작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경영 전략을 새로 만들어 기업과 국가, 사회가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