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에 의한 뇌신경 손상을 보상하고 운동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초음파 자극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의공학연구소의 김형민 박사 연구팀이 저강도 집속초음파 뇌자극 기술을 이용해 소뇌의 특정 영역 신경 활성 조절과 운동장애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 신경재활학회 발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1500만 명이 뇌졸중을 겪고 있다. 사망률은 3분의 1에 달하고 영구 장애를 지닌 채 살아가는 환자도 3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증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 후 조기 재활치료가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

뇌졸중은 뇌를 지키는 보호막인 ‘혈액-뇌 장벽(BBB, Blood-Brain Barrier)’으로 약물이 뇌 조직으로 통과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의 다양한 위치를 자극해 재활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형민 박사 연구팀은 급성 뇌졸중의 경우 병변 부위와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으나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소뇌에서 이차적인 혈류 저하 및 대사 저하가 관찰된다는 기존 연구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소뇌를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자극, 위축된 기능 회복을 돕고 경색 부위로 연결되는 신경경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형민 KIST 의공학연구소 박사(뒤)와 백홍채 연구원이 뇌졸중 쥐에 초음파 자극을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연구진은 또 뇌졸중에 걸린 쥐 모델에 저강도 집속초음파로 소뇌를 자극해 양쪽 앞다리에서 자극에 의한 움직임을 유발시키는 데 성공했다. 4주 동안 초음파 자극을 받은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향상된 운동 능력을 유지하는 것도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침습적인 방법을 통한 심부 자극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침습 초음파 자극으로 편마비에 의한 운동장애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뇌심부 영역의 수 mm 이내 국소 영역까지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 향후 뇌신경 재활에서 효과적인 치료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응용 연구가 기대된다.

김형민 KIST 박사는 "뇌신경 재활 효과를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뇌졸중과 유사한 동물 모델을 통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며, 초음파 뇌자극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환자의 뇌손상 정도와 손상위치 등 다양성을 고려해 최적의 효과를 위한 장애 맞춤형 뇌자극 기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IST 바이오닉스연구단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2018년도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총 연구비 93억/5년)을 수주했으며,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맞춤형 뇌졸중 장애극복 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