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신입·경력사원을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이 뽑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종업원수 300인 이상·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신규채용(신입+경력)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설문에 응답한 122개사 중 51.6%는 "올해 예정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하다"고 했다. 23.8%는 "작년보다 많이 채용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응답 기업의 24.6%는 "작년보다 채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늘리는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한 인력 충원(37.9%), 업종의 경기상황 개선(31%), 미래 인재 확보 차원(24.1%), 사회적 기대에 부응(6.9%) 을 꼽았다.

반면 지난해 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한 기업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 악화(40%),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33.3%),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6.7%),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신규채용 여력 감소(3.3%) 등을 이유로 언급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만 놓고 보면 응답 기업의 57.4%가 "작년과 비슷하게 채용할 것"이라고 했으며 18.8%가 "작년보다 늘릴 것"이라고 했다. 76.8%가 지난해 규모 이상으로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인 것이다. 반면 응답기업의 23.8%는 "작년보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한경연 측은 "주요 그룹사들이 앞장서서 채용을 늘리는 등 얼어붙은 채용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어 대기업 채용 시장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삼성은 향후 3년간 채용 예정 규모를 당초 2만명에서 4만명으로 2배 늘렸다. SK그룹은 지난해 8200명보다 많은 8500명을 올해 채용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올해 작년보다 10%가량 증가한 1만명의 채용 계획을 발표했고 GS그룹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200명 이상을, 한화그룹은 5년간 연평균 7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인턴사원을 채용하고 있는 기업은 46.7%였으며 이 중 86%는 정규직 전환 가능 인턴제도를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이었다. 대졸 신입 직원 채용 시 공개채용 이외에 수시채용을 시행하는 기업은 54.1%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공개채용과 수시채용 비중은 각 평균 38.6%, 61.4%로, 수시채용 비중이 22.8%포인트 높았다. 아예 수시채용 비중이 90% 이상인 기업은 31.8%였다. 응답 기업 대다수(86.1%)는 신규채용 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대기업 중 상당수가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인턴사원을 뽑고 대졸 신입 공채와 수시채용을 같이 하고 있다"며 "취업준비생들은 이러한 흐름을 파악해 다양한 채용전형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