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전 통계청장 경질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 공무원노동조합(통계청 노조)이 지난 27일 성명서를 내고 "소득분배 및 고용악화 통계가 발표돼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 단행된 청장 교체는 통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조치"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통계청 노조는 "촛불혁명을 바탕으로 공정과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탄생한 정부의 인사가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건지 참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좋지 않은 상황을 좋지 않다’고 투명하게 절차대로 공표했음에도 마치 통계 및 통계청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하더니 결국엔 청장 교체까지 이르고 말았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이 부분에 대해 국민과 통계청 구성원 모두에게 납득 가능한 해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통계청 노조는 황 전 청장에 대해 "역대 그 어느 청장보다 통계의 중립을 지키기 위해, 조직의 수평적 문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 제도상 통계청장은 임기가 보장되지 않지만, 한국은행 총재처럼 정치적 중립을 확고히 지켜줘야 할 자리임에도 아무런 이유 없이 경질됐다"고 했다.

통계청 노조는 "(강신욱)신임 청장은 통계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제1의 가치로 삼고, 이를 위해 전력투구해 임기를 마칠 때 박수를 받고 떠나는 청장이 되기를 당부한다"며 "(통계청 노조는)앞으로도 통계 독립성 강화를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국가직 공무원들을 대표하는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 통계청 지부는 통계청장 교체 관련 논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공노 통계청 지부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교체가 가지고 온 논란이 통계청과 국가통계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 통계에 대한 논란을 당장 그만두고 통계청의 독립과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통계청이 통계청장 한사람 바뀐다고 해서 통계를 조작할 수 있는 그런 호락호락한 조직이 아니다"며 "통계에 대한 불신은 국가 정책에 혼선을 주고 국익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