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누진제 구간 변경 등 유력

올 여름으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고객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올 여름 폭염에 따른 가정의 냉방용 전력 사용 급증으로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시적 요금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가 한 여름철인 7~8월 가정용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시적으로 누진제 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총리는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기요금에 대해 제한적으로 특별배려를 할 수는 없는지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산업부에 "폭염이 오래가면 에어컨을 오래 켜고 살아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전기요금 걱정도 커진다"며 전기요금 조정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정부는 7~8월 등 여름철에 누진제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은 매월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 0~200kWh(킬로와트시), 200~400kWh, 400~1000kWh, 1000kWh 이상 등 4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고 구간마다 요금이 차등 적용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350kWh(킬로와트시)이다.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한달 사용량이 400kWh를 넘는 가구가 속출하면서 전기요금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다.

산업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한시적으로 누진제 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가령 누진 구간을 월 500kWh 정도로 올릴 경우 상당수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 수 있다”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가구의 일 평균 에어컨 사용량은 3시간32분이다. 한전은 4인 가족 평균(월 350kWh)만큼 전력을 쓰는 가구가 하루에 2시간 씩 에어컨을 더 사용하면 월 6만3000원에서 월 9만9000원으로 약 3만6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늘어난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