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존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의 장점을 융합한 ‘홈플러스 스페셜’을 선보이고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11일 기존 목동점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재개장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ybrid Discount Store)’다. 소용량 상품을 구매하는 1인가구부터 상자 단위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점포를 목표로 한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일반 대형마트보다 널찍한 매대 간격이 눈에 들어온다.

목동은 창고형 할인점의 ‘격전지’다. 직선거리 1.6km에 ‘코스트코 양평점이, 2.7km 거리에는 롯데마트 ‘빅마켓 영등포점’이 위치해 있다. 홈플러스는 서울 내 첫 스페셜 점포를 목동에 선보이고 인근 창고형 할인점과 정면대결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찾은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 3월 홈플러스 스페셜에 관한 사업전략을 처음으로 밝힌 후 소비자 관점에 입각한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지난달 말 대구와 부산에 연 1·2호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유통 격전지 목동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 소용량부터 초대용량 ‘가성비’ 상품까지 한 매장에서 선보여

홈플러스 스페셜의 첫인상은 기존 대비 최대 22% 늘어난 매대 간격을 제외하곤 일반 대형마트와 비슷하다. 홈플러스 스페셜만의 차별점은 매대 앞에서 물건을 고를 때 느껴진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한 매대에 대용량 상품과 일반 소량 상품을 함께 마련했다. 매대 윗편에는 일반 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5입 묶음의 라면이 진열돼 있고, 아래쪽에는 30개들이 박스가 준비돼 있는 식이다.

자취생 ‘필수품’으로 불리는 가공햄 매대를 살펴봤다. 가장 작은 용량 상품은 80g 3개입으로 10g당 가격이 208원이었지만, 하단에 진열된 340g 10개입은 10g당 103원에 불과했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전무)은 “소비자 조사 결과 창고형 할인매장은 저렴하지만 신선식품 등을 거주지 인근에서 추가 구매해야한다는 단점이 나타났다”며 “유통기한이 길어 저장 가능한 식품은 대용량 비중을 늘리고, 신선식품은 상대적으로 소포장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고매출 대표상품 중심으로 매대를 재구성했다. 기존 마트가 2만20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는 반면 홈플러스 스페셜은 1만7000여종만 판매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 내 공간 확보를 위해 대용량 위주 상품을 선별해 진열했다”고 설명했다. 대용량 제품 진열도 인기 상품이 우선이다. 라면의 경우 신라면·안성탕면 등 인기품목 5종만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의 라면 매대. 신라면·안성탕면 등 인기상품 5종만 박스로 판매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형 마트의 진열 방식을 적용, 대부분 상품을 박스 단위(RRP·Ready to Retail Package) 또는 팔레트 단위로 진열한다. 축산과 수산은 기존 대면판매 방식을 사전포장(Pre-Package) 방식으로 바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직원 작업 부담이 크게는 10분의 1로 감소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직원의 작업 부담이 줄어들며 홈플러스가 인력 감축을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대 진열 횟수는 줄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물동량이 늘어난다”며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프라인 유통 침체 속 창고형 할인점 활황… 기존 매장 전환으로 ‘승부수’

전통적인 대형마트 업황이 침체되고 있지만 코스트코, 이마트(139480)트레이더스를 위시한 창고형 할인점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경기 용인 구성에 첫 매장은 선보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조521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근 3년간 25~2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트레이더스 매장을 2개 추가해 총 16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목표 매출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점 신설 대신 기존 매장을 스페셜로 재탄생시켜 업황 변화에 대처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개점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문 연 대구점과 서부산점은 지난 8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2%, 객단가는 45% 늘었다.

홈플러스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주요 광역도시와 전국 주요 핵심상권을 중심으로 스페셜 매장을 늘려나가 올해 안에 총 2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