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이나 카페나 식당의 멋진 모습, 아니면 연인과 스냅사진을 자주 찍는다면, 그리고 이런 사진을 아주 좋은 화질로 찍고 싶다면 ‘라이카Q’가 정답이다. 카메라도 렌즈 교환식 카메라처럼 크지 않은데다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했다. 디자인도 뛰어나고 사진 찍는 맛도 있다. 단, 돈 걱정이 없는 사람이 구입할 만 하다.

카메라의 명품으로 불리는 라이카는 프로 사진가는 물론 사진을 취미로 삼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꿈의 카메라’ 브랜드다. 예산 문제만 아니라면 아무런 고민 없이 구매를 결정할 만한 디자인과 브랜드, 렌즈와 카메라의 뛰어난 성능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580만원을 카메라에 쓰는데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라이카Q 외관. 렌즈링을 조절해 조리개 값을 조정하고 상단 오른쪽 다이얼을 통해 셔터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 라이카가 과거부터 카메라에 탑재해왔던 기계식 조절 방식을 살려 손맛을 살렸다. 렌즈를 매크로(가까이 찍는 접사용) 방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

라이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이카Q’를 10일간 직접 써보고 얻은 결과는 ‘돈 걱정이 없으면 무조건 사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무리해서 사야 할 필요가 있는지, 허세는 아닌지 구매 전에 꼭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성능, 디자인, 손맛 어느하나 빠지지 않는다

라이카Q에 부착된 ‘주미룩스 M 28㎜ 1.7F ASPH’ 렌즈는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다. 조리개 값을 낮춰 렌즈를 활짝 열어도 선예도(선명함을 나타내는 정도)가 뛰어난 것은 물론 보케(초점이 흐린 영역에서 나타나는 빛망울) 역시 훌륭하다.

라이카Q 렌즈는 명성이 자자하다. 같은 화각에 조리개 값이 1.4F로 더 좋은 ‘주미룩스 M 28㎜ 1.4F ASPH’는 600만원이 넘는데, 라이카Q는 가격이 580만원이다. 600만원이 넘는 렌즈가 조리개 값이 조금 높아 라이카Q 렌즈를 더 싸다고 생각해도 카메라 바디 포함 가격이 580만원이기 때문에 사용자들 사이에서 ‘렌즈를 샀더니 풀프레임 바디를 준다’는 평을 받는다.

왼쪽 사진이 라이카Q에서 찍은 사진이다. ISO 100에 F1.7로 찍었는데도 선예도가 뛰어나고 배경을 날리는 정도도 훌륭하다. 오른쪽 사진은 200만원대 풀프레임 카메라에 60만원짜리 28㎜렌즈를 장착해 찍은 결과물이다. 다만 조리개값이 F1.8이다. 색 차이는 화이트밸런스 설정이나 카메라 브랜드별로 색감이 달라서 나타나므로 화질 비교에 참고만 하면 된다.

라이카Q는 미러리스 풀프레임 카메라지만 렌즈가 교환되진 않는다. 라이카 특유의 묵직한 디자인과 렌즈의 조리개링, 셔터값 조절 다이얼을 살려 손맛도 잡았다. 카메라 시장을 한 때 평정했던 라이카 M 시리즈의 디자인 못지않은 단단함을 살렸다. 물론 쥐는 느낌(그립감)이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다.

28㎜라는 화각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쓰이는 화각으로 넓어서 풍경을 담기에 좋다. 또 카페나 식당에서 테이블 건너편 상대방을 찍기에도 무리가 없는 화각이어서 많이 쓰인다. 표준 화각인 50㎜ 렌즈보다 활용성이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35㎜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해 화질도 좋다. ISO 값을 최고치로 높였을 때 노이즈가 과거 필름카메라가 주는 거친 느낌 정도라고 평할 수 있다.

화질이 좋은 덕분에 카메라 안에 자체 크롭(잘라내기) 기능을 탑재했다. 디지털 방식으로 50㎜, 85㎜ 화각에 맞춰 크롭을 해줘도 결과물이 만족스럽다. 물론 해당 화각의 렌즈가 주는 느낌과는 다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LCD 화면 터치가 가능하고 이 화면 옆에 붙어있는 버튼을 통해 쉽게 콘트롤 할 수 있다. 고급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조리개 값이나 셔터스피드 등 카메라 세부 조작을 배워 사진 실력을 향상시키기도 좋다.

무엇보다 오토포커스(AF) 속도나 성능이 정말 좋다. 빠르게 초점을 맞추고 정확도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카메라의 명품 브랜드를 입증할 정도로 타사 풀프레임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고급 렌즈를 뛰어 넘는다. 렌즈나 카메라를 사면 핀 테스트(초점이 정확히 맞는지 확인하는 것)를 해봐야하는 어떤 카메라 회사와는 다르다.

라이카는 렌즈 제작을 위한 유리 선정부터 바디 완성까지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전문가들이 결과물을 확인해 완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있다.

라이카Q ISO 변화에 따른 화질 테스트를 위한 사진. 세종대왕 동상 얼굴 사진을 2배로 확대한 상태에서 잘라내 순서대로 붙였다. 왼쪽부터 ISO값은 100, 1600, 2만5000, 5만이다. 2만5000상태에서는 셔터스피드 조절이 잘못돼 더 밝게 나왔으니 참고해야 한다. 아래 결과물로 붙여놓은 사진은 ISO 5만에서 찍은 사진이다.

◇ 좋은 건 알지만 돈 걱정이 없을리가

하지만 누군가 600만원 예산으로 사용할 카메라를 사오라고 했을 때 라이카Q를 추천할지 의문이다. 명품 카메라, 의심할 여지 없는 성능, 뛰어난 디자인, 사진 찍는 즐거움을 주는 구성은 확실하다. 하지만 600만원이면 성능 좋은 렌즈교환식카메라 바디와 고급 렌즈를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욕심을 덜 내면 사고도 남는다. 정확하게는 600만원까지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사진을 건질 카메라는 얼마든지 있다. 심지어 최근 등장하고 있는 렌즈교환식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성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아졌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디지털 뷰파인더(눈을 갖다대고 피사체를 보는 부분) 화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LCD의 한계인데, 비슷한 시기에 사용해본 캐논의 OLED 뷰파인더와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다. 실제로 사용자들도 이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히려 사진을 그동안 취미로 하다가 무겁고 큰 카메라가 지겹고 언제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주는 카메라 한 대만 남기고 다 정리하려는 아마추어급의 취미 사진가가 선택하기에 좋다. 전문가들은 이미 해당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거나 보조 카메라로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더 작고 좋은 풀프레임 카메라도 있고, 좀 크고 무겁지만 렌즈 교환도 되고 다양한 성능도 담겨진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도 얼마든지 있다. 여력이 있다면 기존에 갖고 있는 DSLR의 렌즈를 다양하게 마련하던가 사진 편집에 적절한 노트북 한대를 마련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