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잭 도시(Jack Dorsey) 트위터 창업자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다. 인생 역정이 닮았기 때문이다. 뉴욕대를 중퇴한 잭 도시(42)는 2006년 택시기사들이 호출기로 짧은 문자를 공유하는 것을 보고는 일주일간 궁리 끝에 새로운 메신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알파벳 140자(字)의 단문을 다수 이용자와 공유하는 트위터다. 이후 트위터는 승승장구했지만 그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났다. 요가에 심취하고 패션모델로 활동하면서 일을 소홀히 한다고 이사회가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다. 하지만 수천억원대의 적자가 이어지고 매각설까지 나오는 위기가 닥치자 2015년 잭 도시는 구원투수로 돌아왔다.

경영 전권(全權)을 다시 잡은 잭 도시 CEO의 마법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복귀하자마자 직원의 8%를 해고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개인 주식의 3분의 1(당시 가치로 약 2300억원)을 남은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본인 연봉은 '0'달러였다. '140자 제한'이라는 트위터의 전매 특허도 버렸다. 트위터는 작년 4분기에 창업 12년 만의 첫 흑자를 기록하며 부활했다. 주가는 올해 60% 넘게 급등했고, 트위터는 실리콘밸리의 스타 기업으로 재부상했다. 지난달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잭 도시 창업자는 "회사로 복귀할 때 끔찍하게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트위터에서 쫓겨났던 잭 도시 창업자는 2015년 경영난에 빠진 트위터로 복귀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트위터의 역할은 이용자들이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리더들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발언하는 편이 암흑의 리더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잭 도시에게 망가진 회사에 돌아와 한 일을 묻자 "사람들이 왜 트위터를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었다"며 "결론은 세상에서 지금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게 트위터의 본래 모습이자 핵심 경쟁력"이라며 "트위터에 모든 자원을 쏟아부었고, 트위터와 상관없는 모든 서비스는 없애 버렸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6초 동영상 서비스 '바인' 등 상당수 신규 서비스를 폐쇄해 버렸다.

"트위터의 역할은 이용자들이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공개적인 건강한 논쟁과 대화를 장려하면 더 많은 이용자가 몰려들었어요. (페이스북 같은) 경쟁자보다 우리가 강한 대목은 '속도'입니다. 더 빨리 더 많은 사람이 트윗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트위터의 강점을 파악하고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이나 이민자 문제와 같은 민감한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트위터를 통해 직접 발언했고 팔로어를 5000만명으로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부활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반(反)트럼프 인사들은 트위터에 트럼프의 계정을 삭제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처음 트위터를 시작한 이래로 줄곧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리더들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발언하는 편이 암흑의 리더보다 훨씬 낫습니다."

트위터가 궤도에 오른 지금 그의 다음 목표는 실시간 동영상이다. 잭 도시는 “트위터가 앞으로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전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라온 스포츠 경기나 음악 콘서트, e-스포츠 중계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인기 있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유튜브에 실시간 동영상을 올리는 동시에 트위터 창을 열어 구독자와 대화한다”고 말했다.

잭 도시는 “우리에게 K팝은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트위터는 (수백만~수천만명의) K팝 팬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K팝에 대한 트위터의 관심은 단순히 한국 시장이나 특정 몇몇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위터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가수 10팀 가운데 6팀이 K팝 가수일 정도로 K팝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K팝의 글로벌 진군 배경에는 트위터의 전파력이 한몫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잭 도시는 가상 화폐 지지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인터넷 세상에 걸맞은 인터넷만의 고유 통화가 등장할 것”이라며 “인터넷 통화의 등장은 ‘가능한가, 아닌가’가 아니라 ‘언제 등장하느냐’는 시간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인터넷 화폐는 이미 등장했으며, 진짜 화폐처럼 사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