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데뷔전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강해진 하루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 모두 '팔자'에 나서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증시 참여자들은 특정 이슈에 따라 개별 종목을 사고 파는 패턴을 반복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76%(18.94포인트) 하락한 2475.03에 마감했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상승 마감하며 2500선에 접근했던 코스피지수는 고지 점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 대비 1.50%(13.46포인트) 떨어진 880.9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8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했는데 이날 주춤하며 900선 돌파에 실패하고 말았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양쪽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45억원, 595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530억원, 27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83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29억원 순매수하며 낙폭 확대를 저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20~21일(현지시각)로 예정된 미국 FOMC를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기준금리 상단을 1.5%에서 1.75%로 올릴 전망이다.

특히 이번 FOMC는 파월 의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회의라는 점에서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어떤 뉘앙스를 풍길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미국의 이번 통화정책 이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점도표(dot plot ·연준 위원들이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와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경우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DB

이날 한국 증시는 부진했지만, 업종별로 순환매 장세는 두드러졌다. 3월 들어 상대적 강세를 기록해온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의 업종은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철강, 건설, 은행 등의 업종은 반등한 것이다. 관망심리가 높아지면서 업종별·종목별 선택 매수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를 보였다.

예컨대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현대엘리베이(017800))가 13.1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한·미·일 안보 수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남북 경제협력주로 꼽히는 현대엘리베이터로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미국이 철강 업종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세아제강(306200), 동국제강(460860), POSCO등 주요 철강주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글로벌 무역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이슈로 자동차 업종의 낙폭은 컸다. 특히 미국에서 에어백 결함 이슈가 터진 현대차(005380)와 기아차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이 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기한 무역분쟁 이슈도 계속 지켜봐야 할 이슈”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교역 압박을 강화하는 분위기라 자칫 미·중 무역분쟁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