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사 임원이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이름을 전달하는 행위는 현재 시각에서는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번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에서 단순히 이름을 전달하는 등의 행위를 비리행위로 적발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차기 금융감독원장 인선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사 채용 과정에서 임원이 특정 지원자의 이름을 전달하는 등의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것 자체가 현재의 기준과 시각에서 보면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 관행에 대해 어디까지, 얼마나 문제를 삼을지는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봐야 한다”며 “현재 그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물러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지인 아들의 이름을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위 자체가 채용 과정에 혜택을 준 것 아니냐며 기존 은행권 채용비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채용비리 기준은 서류조작, 면접점수 조작 등 당초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바꾼 행위에 국한되며 본인은 이 같은 행위에 간여하지 않아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나은행 경영진이 최 원장 비리 의혹 제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것은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며 “전날 발언은 별다른 뜻이 없고 여론의 시각이 그렇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했던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나은행 경영진이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제보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론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하나은행 경영진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해 왔던 금융당국 수장을 곤란에 빠뜨리도록 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최 위원장은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사회적 관심사인 채용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나왔으니 금융당국이 확실히 규명하겠다는 것이고 규명이 돼야지 당국도 제대로 할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이 구성한 특별검사단 활동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일단 2013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으니 그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다른 연도로 확대할지는 금감원이 검사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은행까지 검사할지도 확실하지 않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다른 은행으로의 확대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최 전 원장 사임 이후 금감원은 곧바로 특별검사단을 구성하고 2013년 당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채용 과정에 대한 검사에 지난 13일 착수했다. 최 위원장은 전날 국회 전체회의에서 “기간과 인력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