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상 화폐 채굴(採掘)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본지가 대표적인 비트코인 채굴기(S9 모델)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비트코인 1개 가격이 72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채굴을 할수록 오히려 손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굴은 개인들이 컴퓨터를 24시간 켜놓고 은행 대신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연산(演算)·검증해주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뜻한다. 한 달 내내 채굴기를 돌리면 현재는 월 0.04개 정도의 비트코인을 받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굴 난도가 높아져 채굴량은 더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채굴기 수명(보통 3년)만큼 가동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이 투자비(장비값·전기료)보다 높다는 계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채굴에 뛰어들었다. 현재 대중적인 채굴기 가격은 500만원 선이고 월 전기료는 15만원 수준이다. 비트코인 1개 가격이 올 초 2600만원 가까이 치솟을 때는 6개월 만에 투자비를 회수하고 남은 채굴기 수명(약 30개월)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急落)하면서 투자비 회수에 필요한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올 1월 6일(비트코인 1개 가격 2590만원)에는 6개월이었지만, 1월 23일(1300만원)엔 14개월로 길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800만원대로 폭락한 2일(850만원)에는 27개월을 돌려야 간신히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만약 비트코인 1개 가격이 720만원으로 떨어지는 시점이 되면 3년간의 채굴 총수익은 1037만원으로 장비값(500만원)과 전기료(540만원)를 더한 것보다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