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3.0’ 시대엔 고객의 데이터를 갖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살아남게 된다. 지금 이런 능력을 갖춘 국내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이대로 가면 네이버가 미래 유통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부문대표는 6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고객보다 앞서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알려주는 게 ‘이커머스 3.0’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부문 대표가 6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2018 유통산업 전망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연희 대표는 PC 기반의 전자상거래는 ‘이커머스 1.0’, 모바일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이커머스 2.0’,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는 ‘이커머스 3.0’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전체 전자상거래의 70~80%가 G마켓이나 11번가와 같은 PC기반 이커머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커머스 1.0 시대에서는 최저가와 제품 구색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커머스 회사 중에서 돈을 버는 회사는 이베이가 유일하다”며 “다른 회사들이 미래엔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최근 들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는 ‘이커머스 2.0’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이커머스 2.0에선 가격과 구색이 성공요인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최대한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리고 간편하게 원터치로 결제까지 진행되는 게 핵심 요인이다”고 했다.

네이버가 유통 공룡으로 급부상한 것도 이와 연관된다. 김 대표는 “네이버는 검색·탐색에서 우수한 역량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에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기록한 매출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최근 삼성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이 IoT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그 기업들은 IoT로 돈을 못 벌고 있다. 이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유통기업에 대해선 “오프라인 리테일러 기업들은 온라인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커머스 3.0 시대에 유통업체들은 고객에게 ‘넌 이게 필요할거야’라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고객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며, 이를 근거로 고객의 니즈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으로, 또 온라인 업체들이 오프라인으로 넘어오는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통시적으로 바라보는 회사는 네이버가 유일하다. 지금처럼 가다간 유통업체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