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새 방법을 개발했다. 생체 독성이 매우 낮은 고분자 물질을 활용한 치료법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세계 바이오 업체 사이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법 개발 경쟁이 뜨겁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의 김원종(사진) 연구위원(포스텍 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일산화질소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고분자 물질인 '하이드로젤'을 개발, 이를 가교제로 활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법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11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의 면역 체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정상 조직을 공격하는 질병이다. 보통 체내 대사로 만들어지거나 외부 바이러스·박테리아를 제거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 대식세포가 방출하는 일산화질소 농도가 높을 경우 발생한다. 일산화질소는 우리 몸 속 대표적인 신호전달 물질로 농도에 따라 혈관 확장, 신호전달, 세포 사멸 등이 이뤄진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일산화질소 농도가 높아질 경우 면역체계 오작동으로 인한 염증이 지속적으로 생겨 연골을 손상시키고 관절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현재 판매중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는 항염 작용을 통해 자가면역질환을 억제하지만 복용 환자에 따라 식욕 감퇴, 복부 통증, 간기능 이상 등 부작용이 생긴다.

연구진이 개발한 하이드로젤은 류마티스 관절염 주변의 일산화질소를 선별적으로 제거해 자가면역 이상반응을 차단한다. 염증에서 나오는 액체를 흡수할 수도 있고 자가면역질환 억제 약물을 하이드로젤에 넣을 경우 주변으로 약물을 방출시킬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일산화질소에 민감한 ‘가교제’를 합성하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했다. 가교제는 고분자의 기본 단위 분자인 ‘단량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는 고리 모양의 물질이다.

가교제가 합성된 하이드로젤은 일산화질소를 만나 가교제를 끊어 분자들 사이가 느슨해져 벌어지는 현상이 생기고 벌이진 틈 사이로 염증을 악화시키는 ‘활막액’이 유입된다. 관절뼈의 끝을 감싸는 활막액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한다. 일산화질소의 농도도 잡고 활막액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원종 교수는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사람 대상으로도 실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