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주식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주식거래와 관련해 진정서가 접수되면 곧바로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다음달 1일 진정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후보자가 내츄럴엔도텍 매수·매도 과정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식투자를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의 법관 출신 남편이 지난해 2월 재산을 신고할 당시에는 전체 재산 가운데 주식이 2억9000여만원이었지만, 재판관 후보자 지명 이후에는 주식이 15억원이 넘었다. 1년6개월 만에 주식 가치가 12억200만원 증가한 것이다.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받다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이 후보자가 가장 큰 시세차익을 실현한 종목은 내츄럴엔도텍(168330)이다. 이 후보자는 2015년 비상장주식이었던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을 산 후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에 주식을 팔아 무려 5억7000여만원의 매도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4월15일 9만1000원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가짜 백수오 파동이 일면서 한달 새 10분의 1 수준인 9270원까지 급락했다. 당시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봤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폭락 전까지 꾸준히 주식을 팔아치워 손실을 피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회사 내부자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함께 일하는 윤모 변호사가 상장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식을 사들였을 뿐 내부자 거래는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윤모 변호사가 내츄럴엔도텍에서 법률자문을 의뢰받은 법무법인 소속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은 더욱 짙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