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현재 SK플래닛의 한 사업 부문인 오픈마켓 11번가를 분사하고, 롯데 혹은 신세계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해 11번가를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20일 한 업계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현재 3개 회사가 협상 중”이라며 “롯데나 신세계 중 한 곳이 신규 자금을 투자해 지분 50% 안팎을 가져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이 8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14조원)의 뒤를 이어 국내 온라인 쇼핑몰 2위다. 신세계의 SSG닷컴 거래액은 2조원 안팎이며 롯데그룹은 온라인 거래액이 총 8조원가량이다. 롯데와 손을 잡게 될 경우 단숨에 국내 1위가 되고, 신세계와 손을 잡을 경우에도 약 10조원으로 이베이와 겨룰만한 수준이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롯데, 혹은 신세계와 손을 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8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8%가량 늘었고 영업이익은 16.4% 감소한 670억원, 순이익은 72% 증가한 930억원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이커머스 기업이다(티켓 판매 위주인 인터파크 제외).

SK그룹은 당초 11번가를 아예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적자 기업(손실 1000억~2000억원)이라 난항을 겪어왔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롯데, 신세계에 약 3조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와 제휴할 대상으로는 신세계가 더 유력하다. SK그룹이 먼저 제안한 상대가 신세계그룹이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는 유통 채널이 다양해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점을 포인트로 SK 측과 협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