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진리췬 AIIB 총재는 "회원국들은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친환경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리췬 AIIB 총재가 16일 제주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주제로 연설했다.

이날 AIIB와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연차총회는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주제로 열렸다. 진리췬 총재가 언급한 파리기후협약은 2015년 195개국이 합의한 국제 협약이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섭씨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각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해 실천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개막식에서 진리췬 AIIB 총재는 "모든 회원국들이 파리협약에 가입돼 있으며, 국가별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협정에 따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IB는 회원국들이 파리협약을 이행하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회원국이 미래를 위해 저탄소 정책을 추진하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에 사업을 검토할 때 환경적인 피해 가능성이 있으면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달 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약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며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미국의 탈퇴 선언에 중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선 다른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탈퇴에 나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개막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도 축사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친환경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전체 전력 생산량의 20%까지 높일 계획이며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탈 원전국가로 나아가려 한다"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친환경에너지 타운 등 우리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경험을 AIIB 회원국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제주도에 들어설 친환경 에너지타운을 지속가능한 인프라 정책의 하나로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친환경 에너지타운은 지역 주민에 의해 운영되며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변환시켜 지역사회의 수입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분야에서의 정책 갈등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장려하면서도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보조금 감축과 유류세 부과를 추진해왔다"면서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책 조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IB는 작년 1월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출범했다. 한국은 지분율이 4.06%로 회원국 중에서 중국, 인도, 러시아, 중국에 이어 다섯번째로 높다. 한국은 올해 안에 AIIB 사업준비 특별기금에 800만 달러(약 90억원)를 출연하기로 했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AIIB 연차총회에는 77개 회원국 대표단이 참석한다. 김 부총리는 연차총회 기간 중 진리췬 AIIB 총재와 인도네시아, 호주, 이란, 싱가포르, 이집트 등 회원국 대표와 양자면담을 갖고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