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G) 이동통신망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 중 하나다. 문제는 4G보다 데이터를 1000배 빠르게 전송하는 5G망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문재인 정부가 이동통신서비스의 기본 요금 폐지를 추진하자, 통신업계는 5G 망을 구축할 재원 마련이 어려워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9일 인텔코리아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를 이용해 구축 및 운용 비용을 대폭 줄여야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자본 대비 수익률(ROI)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홍희석 인텔코리아 네트워크 플랫폼 그룹 부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인텔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텔의 ‘NF 슬라이스’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DN(Software Defined Networking)는 소프트웨어로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을 말한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네트워크 경로 설정, 제어 등 복잡한 운용관리를 간소화할 수 있다. 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는 IT의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표준화된 하드웨어 구조(서버, 스위치, 메모리) 및 이와 독립된 소프트웨어 구조로 통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날 홍희석 인텔코리아 네트워크 플랫폼그룹 부장은 자율주행차량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려면 데이터센터 등 뒷단(백엔드)에서 차량을 통제운용하는 시스템도 있어야 하지만, 차량 내 탑재된 애플리케이션과 기지국도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한다”면서 “1초의 지연 시간이 있어도 운전자는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량 근처에 기지국이 있어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지만, 투자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면서 “인텔의 NFV 솔루션은 x86 아키텍처 하드웨어(서버)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상화된 기지국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적은 투자로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인텔에 따르면, 국내 5만~6만개의 기지국으로는 폭증하는 5G 데이터를 감당할 수 없다. 3G, 4G망에 투자하던 방식으로는 투자자본수익률(ROI)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홍 부장은 "지금처럼 기능이 고정적인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5G 시대의 다양한 데이터 수요를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와 가상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이미 오래전부터 SDN·NFV 분야 생태계 구축을 적극 지원해왔다. 가상화 환경에 최적화 된 성능을 갖춘 인텔 제온 E5 기반 프로세서를 비롯해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회사, 이동통신사 등 150여개 기업과 함께 네트워크 빌더(Network Builders)와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도 하다.

홍 부장은 "5G 통신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빅파이프(대용량 파이프라인), 초거대 연결(매시브 커넥티비티), 울트라로우레이턴시(초저지연·超低遲延)이며 이 세 가지를 반드시 만족시켜야 한다"며 "이미 업계에 널리 쓰이고 있는, 호환성 높은 인텔의 x86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5G로 이동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