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인수전에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 손을 잡고 적어도 수조 원 규모의 출자를 검토 중이라고 14일 일본 NHK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수천억엔을 투자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지분 20% 이상을 취득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번 투자로 아이폰 등에 많이 사용되는 도시바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제공

애플은 현재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홍하이와 손잡고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은 도시바 본사도 주식 일부를 보유하도록 해, 미-일 합작 형태로 일본 정부의 기술유출 우려를 줄이는 방안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매각과 관련, 반도체 기술유출을 우려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외국환관리법’에 따라 사전심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홍하이는 애플과 손을 잡고 자사의 단독 출자비율을 30% 정도로 낮추고 일본 기업 등에도 참가를 요청해 기술유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방안이다.

한편 1차 입찰에 참여한 홍하이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같은 날 전했다. 홍하이는 인수금액으로 3조엔(약 30조 원)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타이밍(郭台銘) 홍하이그룹 회장은 손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 사장은 앞서 홍하이가 샤프를 인수할 때도 일본 국내 은행에 다리를 놓아 주는 등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5월에 마감할 예정인 도시바 메모리의 2차 입찰에 소프트뱅크는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간접 지원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