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팩(신제품 공개행사) 이후 열흘동안 시장반응이 어떤지 보면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갤럭시S8은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안전성과 품질을 갖췄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 없지만 갤럭시S7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입니다. 자신있습니다.”

고 사장의 발언이 있은 후 10여일이 지났다. 갤럭시S8의 흥행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정답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예약 판매량이 55만대를 돌파했다. 단 이틀 만에 ‘갤럭시노트7’이 보유한 역대 최다 예약 판매량 40만대를 뛰어넘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 모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9일 전자·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시작된 갤럭시S8·갤럭시S8플러스(+) 예약판매량이 55만대를 넘어섰다. 하루에 평균 27만5000대가 판매된 셈이다. 이로써 갤럭시S8 시리즈는 역대 최다 예약 판매된 갤럭시노트7의 대기록을 단 이틀 만에 깼다. 갤럭시노트7은 13일간 40만대 예약판매됐다. 갤럭시S8의 55만대는 전작 ‘갤럭시S7’의 이틀간 예약판매량보다 5배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 대박난 갤럭시S8, 오키드 그레이 인기…갤S8 플러스 비중 늘어나

갤럭시S8의 예약 판매 흥행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LG전자 G6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경쟁 제품이 없는 데다, 갤럭시S8는 화려한 스펙과 통큰 예약판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S8이 공개된 미국 뉴욕 언팩 행사장의 모습

갤럭시S8는 화면을 극대화하면서 일체감을 주는 '베젤리스(Bezel-less) 디자인'과 18.5대 9로 몰입감을 주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지능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빅스비', 고성능·저전력 10나노 프로세서, 얼굴·지문·홍채 3가지 생체인식 보안 기능 등을 탑재했다. 3가지 생체인식을 모두 담은 스마트폰은 갤럭시S8이 최초다.

현재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색상은 오키드 그레이와 미드나잇 블랙이다. 특히 오키드 그레이는 삼성전자가 선택한 시그니처 컬러(상징색)다. 색 배합 및 도료 증착 과정에서 수개월간 시행착오와 개선 작업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갤럭시S8 오키드 그레이(왼쪽), 미드나잇 블랙(오른쪽)

지난달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 부사장은
"오키드 그레이는 갤럭시S8에서 제일 자신있게 미는 컬러"라며 "색깔 자체가 오묘하고 빛에 따라 투영된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면의 갤럭시S+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S8과 갤럭시S8+의 생산 비율을 각각 6:4로 정했다. 하지만 IT전문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S8+의 인기가 늘면서 생산량 비율이 45%까지 올랐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갤럭시S+의 판매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갤럭시S8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초기에는 갤럭시S8의 비중이 높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큰 화면의 갤럭시S8+의 인기가 올라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 5대5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갤럭시S8 플러스 모델의 모습

삼성전자는 17일까지 갤럭시S8를 예약 구매하고 24일까지 개통하는 소비자에게 9만9000원짜리 블루투스 스피커 ‘레벨박스 슬림’을 제공한다. 갤럭시S8플러스 예약 구매자는 스마트폰을 꽂아 컴퓨터(PC)처럼 이용할 수 있는 ‘삼성 덱스’(15만9000원)와 스피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내달 31일까지 갤럭시S8를 개통하는 소비자 전원에게 ‘삼성 모바일 케어’ 1년 이용 혜택이나 액정 파손 교체 비용 50% 할인 쿠폰 등을 준다. 예약 구매자 선착순 5만명에게만 제공하는 삼성 모바일 케어는 배터리 무상 교환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 통신사 별로 추가 사은품을 준다.

통신사 관계자는 “신제품의 경우 혜택이 대부분 적지만 갤럭시S8은 제조사, 통신사 등 소비자를 위한 혜택이 많다”며 “합리적인 스마트폰 구입을 위해서는 자신의 요금제와 업체들마다의 혜택을 꼼꼼하게 비교해서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아이폰7, 아이폰7 플러스, G6, 갤럭시S8, 갤럭시S8 플러스

◆ 갤S8 구입, 요금할인 20% 최고 혜택…삼성전자, 갤S8 효과로 2Q 영업익 13조 달성?

갤럭시S8(64GB)의 출고가는 93만5000원이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갤럭시S8·S8플러스 구매 시 가장 많은 보조금을 주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에 따라 7만9000~26만4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KT는 7만5000~24만7000원, SK텔레콤은 6만5000~23만7000원의 보조금을 책정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6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를 기준으로 갤럭시S8의 최저 구매가는 SK텔레콤 77만9750원, KT 76만2500원, LG유플러스 75만3300원이다. 10만원대 이상 요금제에서 최저 구매가는 SK텔레콤 66만2450원, KT 65만950원, LG유플러스 63만1400원이다.

갤럭시S8 사전 예약 홍보 포스터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받아 사는 것보다 기기를 따로 구매한 뒤 20% 요금 할인(선택약정)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요금 할인을 택하면 24개월 약정 기준 최고 52만8000원을 아낄 수 있다. 보조금 최대 할인액(30만3600원)보다 20만원 이상 많다.

사전 예약 구매는 오는 17일까지 체험 매장인 3000여개의 모바일 특화 체험매장 S·ZONE과 전국의 모든 이동통신 매장 및 주요 온라인몰에서 할 수 있다. 사전 예약 구매 고객은 국내 정식 출시일인 21일보다 3일 빠른 18일부터 개통해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S8 흥행은 삼성전자 실적의 구원투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 스마트폰, 반도체, 소비자가전 부문의 성수기 효과로 1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3조원 이상을 전망하기도 한다. 갤럭시S8 판매 효과로 인해 무선사업부(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회복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이 뒷받침해주면서 영업이익 13조원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8의 판매가 잘되면 제품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의 실적도 함께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도 위기를 극복하고 영업이익 13조원 달성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