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중국 기업과 함께 만든 배터리 조립공장이 지난 1월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가 한국 등 외국산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 지급 기준을 높이면서 지난해 9월부터 가동률이 떨어졌고 결국 중단까지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베이징전공·베이징기차와 함께 합작해 2013년 만든 법인 BESK테크놀로지 베이징 공장 가동이 지난 1월 중단됐다. BESK테크놀로지는 베이징전공·베이징기차가 지분 60%, SK이노베이션이 나머지를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해 중국으로 보내면, 이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런데 중국이 작년부터 자국 배터리 업체를 키우겠다는 전략 아래 인증 기준 등을 높게 만든 다음 한국 등 외국산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자, 베이징기차도 상대적으로 싼 중국 회사 제품을 사용하게 됐고, 이것이 합작법인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LG화학삼성SDI도 같은 문제 때문에 중국 공장 가동률이 대폭 하락하면서 생산 시설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국 협력 파트너 전략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면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태 해결이 더 꼬인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SK 측은 "중국 현지 협력 파트너들과 배터리 팩 생산뿐 아니라, 셀 생산을 위한 합작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