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심리적저항선’인 2110선을 넘으며 1% 정도 상승하고 있다. 장중 212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약 2년만에 최고치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한 뒤,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수폭을 늘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초반부터 5.02포인트(0.24%) 오른 2102.37로 개장했다.

3월 13일 코스피지수.

13일 오전 11시 3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98포인트(1.1%) 상승한 2120.33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기준으로는 2015년 5월 29일(2123.39) 이후 최고치다. 종가기준으로는 2015년 5월 26일(2143.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재 상승하고 있는 종목은 482개이며, 하락종목은 298개다.

코스닥지수는 3.33포인트(0.54%) 오른 615.59에 거래되고 있다.

◆ 코스피, 2110선 돌파…전문가 “안착은 어려울 것, 기관이나 개인이 또 매물 쏟아낼 듯”

장초반 코스피 2100선을 넘은 코스피지수는 9시34분 이후 2110선을 넘었고 11시를 지나면서 2120선수준으로 올라섰다.

수급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66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33억원, 356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일 연속 순매수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한국전력(015760)은 3.37% 오른 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사드로 하락했던 아모레퍼시픽(090430)도 3.3% 넘게 올랐다. 금융주인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와 IT주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3만5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방어주, 내수주로 불리는 한국전력이 오르고 있고, 대표적인 IT주도 오르고 있다”며 “아직 사드 등 불안정성이 많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실적기대감이 높은 IT주, 내수주에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을 대표하던 탄핵문제는 사라졌지만 2110선에 안착한다고는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사드 리스크가 정점으로 가긴했지만, 2100선이 추세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며 “FOMC에서 나오는 올해 경기 전망이나 네덜란드 총선 등 부담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순매수는 6일 연속 지속됐다고 해도, 지난주에는 프로그램 매도에 대한 반대 매매의 성격이 크다”며 “이벤트들이 어느정도 일단락되고 방향이 확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3월에 이벤트가 워낙 많기 때문에 상승폭이 크지 않거나, 소폭 조정될 가능성이 많다”며 “4월 실적이 좋고, 글로벌 경기도 좋을 것이라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타겠지만, 이번주는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처럼 2110선을 유지할 경우 개인이나 기관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추세적으로 2110선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中 태도 변화없는데 중국 관련주는 들썩

한편, 이날 눈에 띄는 종목들은 또 있다. 바로 사드 리스크로 홍역을 겪던 화장품주다. 중국의 태도 변화가 전혀 없었지만, 탄핵 이후 새정부가 들어서면 중국과의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과 사드 리스크가 일부 지나갔다는 기대감이 화장품주의 반등을 이끌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드 이슈 때문에 눌렸던 화장품주들이 반등하고 있다”며 “한쪽에서는 불안감 때문에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사드리스크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화장품주를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8.5%넘게 급등하고 있고 코스맥스(192820), 코스맥스비티아이(044820), 한국콜마(161890)는 5%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토니모리(214420), 잇츠스킨부터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까지 모든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가 많이 빠진 측면도 있고, 중국과의 대화나 소통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화장품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그간 많이 빠지기도 했고,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중국과 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로 중국 관광객들이 줄었고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어 추세적으로 강세가 이어진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용선 HMC연구원은 “관광객 제재 다음날인 3일에 화장품 업종의 시가총액은 전날에 비해 9.8% 감소했다”며 “바닥이라고 생각한 것보다 낙폭이 커서 지금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은 면세점 매출이 감소하면 영향이 크지만, ODM이나 원료업체는 실제로 직접적 타격은 거의 없는데 하락해 지금 다시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추가적인 규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반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