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시장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12조6000억원으로 세계 10위권이다. ‘하늘 아래 똑같은 화장품은 없다’는 화장품 업계의 말처럼 매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일반 소비자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 하나를 딱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화장품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뷰티 관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p·앱)은 화장품 마니아에게 이제 필수 아이템이다. 제품의 성분을 알려주는가 하면, 해당 제품을 써본 사람들의 리뷰를 정리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매장에 가지 않고도 내 피부 컬러톤과 맞는 색깔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가상 메이크업 앱과 네일 아트 앱도 인기다. 무료 샘플 신청 기회를 알려주고, 브랜드별 세일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앱도 나왔다.

◆ 유해성분 없는 화장품 찾는다면…성분분석 앱 ‘화해’, ‘화장품 멘토’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일 성분(CMIT·MIT)이 소량이긴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등 유명 브랜드 치약에서도 발견되면서 화학성분이 들어간 생활용품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을 해석하다(화해)’ 애플리케이션 구동 화면

‘화장품을 해석하다(화해)’는 가장 대표적인 성분 분석 앱이다. 이 앱은 피부과 교수, 화장품 연구소 대표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소비자들이 알기 어려운 성분과 이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소개한다.

화장품의 모든 성분을 표기하고 20가지 주의 성분, 알레르기 주의 성분을 등급 별로 분류해 피부가 민감한 소비자도 본인에게 맞는 성분을 선별할 수 있다. 국내 3500여개 브랜드의 6만5000여개 제품 성분 정보를 보유해 ‘노케미족(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단어)’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화장품멘토’는 각 성분의 대표기능과 EWG(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CIR(미국 성분학회) 등 글로벌 안전성 평가를 함께 모아 보여준다.

이 앱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성분을 제외하거나 피부에 유용한 성분을 포함해 제품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가 본인 피부 타입에 맞춰 각 성분을 ‘관심성분’, ‘알러지·트러블 성분’ 등으로 등록해 두고 모아 볼 수 있어 편리하다. 피부 타입이나 사용 시기 등 다양한 옵션을 적용해 소비자에게 맞지 않는 화장품을 걸러내는 기능도 갖췄다. ‘화장품멘토’는 구글플레이 기준 5점 만점에 평점 4.7점을 받고 있다.

◆ 써보기 전 깐깐한 리뷰를 점검하고 싶다면 ‘글로우픽’, ‘언니의 파우치’

화장품을 고를 때마다 ‘결정 장애’를 겪는 소비자라면 뷰티 랭킹 앱 ‘글로우픽’과 ‘언니의 파우치’를 추천한다.

‘글로우픽’은 스킨케어, 색조 메이크업 제품부터 미용렌즈, 여성용품, 남성 화장품까지 크게 17개 카테고리별로 화장품 인기 순위를 제공한다. 누적 리뷰 건수는 총 110만건. 국내 뷰티 관련 앱 가운데 가장 많은 리뷰를 보유하고 있다. 요즘도 매일 3000건 이상 새 리뷰가 등록된다.

‘글로우픽’ 애플리케이션 구동 화면

글로우픽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글로우픽 회원들에게 신제품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화장품 제조사도 늘었다. 화장품 제조사가 제품을 제공하면 글로우픽 체험단이 리뷰를 올리는 구조다. 이렇게 모인 리뷰와 평점을 기반으로 순위를 선정하고, 상·하반기 별로 ‘글로우픽 컨슈머 뷰티 어워드’를 발표한다.

글로우픽 관계자는 “성별·연령·피부 타입 정보를 입력하면 맞춤형으로 제품 확인이 가능하고, 올리브영·왓슨스·아리따움 등 구매 채널별로 취급하는 화장품에 맞춰 별도 순위를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자체 필터링 알고리즘을 활용해 공정성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언니의파우치’는 피부 타입을 강조한 화장품 리뷰 앱이다. 가입 단계에서 본인의 피부 타입과 나이를 입력하도록 해 피부 별 맞춤 화장품과 세일 정보를 큐레이션해 제공해준다. 뷰티 스토어의 할인 기획전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이 앱은 이미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 수 100만회를 넘겼고, 기준 평점 또한 5점 만점에 4.7점을 기록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 ‘안 발라봐도 다 안다’ 가상메이크업 앱, 알뜰 소비 위한 샘플 신청앱도 등장

개인의 얼굴이나 이미지에 어울리는 메이크업 스타일은 각각 다르다. 특히 화장품의 주된 소비층인 젊은 여성들은 입술이나 볼 터치 색을 피부톤에 따라 다르게 설정하기 때문에 구입 전에 세심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공들여 바른 메이크업을 지우고 다시 발라 보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메이크업 사진 앱을 활용해 화장 후 예상 모습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메이크업플러스(Makeup Plus)’ 애플리케이션 구동 화면

‘메이크업플러스(Makeup Plus)’는 피부 보정과 컬러렌즈 효과, 전문가 메이크업 기능 등을 제공해 민낯으로 찍어도 공들여 화장한 얼굴을 만들어 준다. 다채로운 메이크업 색상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구글플레이 기준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인기 앱이다.

여러가지 네일 컬러를 바르고 지우다 보면 손톱이 상하기 쉽다. 얼굴이 아닌 네일(손톱)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유캠네일스(You Cam Nails)’ 앱을 통해 네일 아트를 가상으로 해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네일아트를 직접 디자인해 볼 수 있는 앱이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모델 손이 아니라, 자신의 손을 직접 찍어 꾸며볼 수 있어 더욱 유용하다. 네일 컬러는 물론 패턴, 손톱 길이까지 조절할 수 있다.

화장품 샘플을 써보고자 하는 알뜰 쇼핑족이라면 화장품 무료샘플 정보를 알려주는 ‘샘플조아’를 써볼만 하다. 이 앱은 각 화장품 브랜드의 무료 샘플 증정 기회를 모아 보여준다.

원하는 브랜드를 선택해 클릭하면 샘플 구성 정보부터 신청 방법까지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관심 있는 브랜드를 ‘알림’ 설정 해두면 해당 브랜드의 할인 정보도 제공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대한민국 화장품 기술이 세계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자 접근성이 좋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화장품 관련 정보를 구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기 시작했다”며 “화장품 성분이나 가격 정보에 민감한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에 국내 화장 문화까지 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