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허리 구실을 하는 40대 가구의 소득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령대 중 소득, 소비 규모가 가장 큰 40대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한국 경제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경고음으로 해석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49세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05만21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1569원) 감소했다. 40대 가구의 소득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03년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40대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들의 지난해 4분기 소득 증가율은 1.63%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0.2% 증가에 그쳤고, 3분기에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조선일보 DB

40대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사업소득 감소 영향이 컸다. 이들의 사업소득은 월 97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2000원(5.9%) 줄었다.

이자 등 재산소득 또한 월 5759원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산소득은 저금리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이후 매번 40~60% 감소세를 보여오다 결국 1년 만에 월 1만900원에서 5700원으로 반토막났다.

전체 소득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근로소득은 2.9% 증가한 월 365만원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평균 5~10% 증가율을 보여왔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40대는 사회생활 기간이 짧고 이직이 잦은 20~30대, 명예퇴직 등으로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않은 50~50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된 계층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대부분 연령대 가구 소득이 감소했지만, 40대 가구는 그 증가폭만 둔화했을 뿐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소득이 증가하기도 했다.

이들의 평균 가계지출 역시 월 412만원으로 60세 이상 가구주 가구(월 213만원)의 2배를 기록하는 등 활발한 소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소득이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0대 가구는 자녀를 양육하거나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아 가구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40대 가구의 소득 감소는 가계 지출을 제약해 경제 전체의 활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