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금메달 15개 이상을 따면 금 1억원어치를 경품으로 쏘겠습니다."

가전제품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는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을 15개 이상 획득하면 고객 100명에게 각각 100만원어치 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대한민국 승리 기원 골드 페스티벌'을 벌인다고 26일 밝혔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를 차지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13개를 유지했다. 문주석 롯데하이마트 마케팅 부문장은 "무더기 금메달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이번 행사에 담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기업들이 '올림픽 마케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가라앉은 소비 심리, 여름휴가철과 겹친 일정, 시차로 심야에 주요 경기를 중계 방송하는 '3대 악재(惡材)'속에서 열리지만 기업들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매출 신장의 기폭제로 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000만원짜리 상품권을 금메달 수만큼 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러블리(lovely) 코리아 페스티벌'을 열고 총 2억원 상당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1등(1명)은 한국 선수단이 딴 금메달 개수만큼 100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는다. 2등(2명)과 3등(5명)은 금메달 개수만큼 각각 100만원,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얻는다. 소공동 본점을 포함해 전국 33개 매장에서는 TV·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을 최대 5% 할인 판매하는 '함께 응원해요!' 행사가 열린다. 다음 달 2일 시작하는 '스포츠 특집전'에서는 의류·신발 등을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대회 기간 백화점과 아웃렛 등 13개 점포에서 '리우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를 벌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심야 중계를 시청하는 '야식족(夜食族)'을 타깃으로 '서머 푸드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26일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TV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을 15개 이상 획득하면 구매 고객 100명을 추첨해 총 1억원어치 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대한민국 승리 기원 골드 페스티벌’을 연다.

홈쇼핑 업계는 주요 경기가 열리는 심야 시간대에 생방송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할 계획이다. 특히 남성 시청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디지털 기기와 가전, 레포츠 상품과 야식류를 늘리기로 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유명 셰프와 연예인을 모델로 한 떡갈비와 중식 요리 등 반조리 식품을 전략 상품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20명에게 총 1억원 상당 골드바를 증정하는 경품 행사를 벌인다. T커머스 채널인 CJ오쇼핑플러스는 경기 당일 새벽 시간대에 안주용 스낵류를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너시스BBQ는 금·은·동 3개 메달의 개수를 맞히면 휴대용 빔 프로젝터와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주는 고객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KEB하나은행은 축구 국가 대표팀의 경기 성적에 따라 우대 금리를 주는 '오! 필승코리아 정기예금 2016'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팀이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하면 연 0.3% 금리를 가산한다.

선수단 1만명에게 최신 스마트폰 제공, 광고 효과 극대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서 벌어지는 마케팅전은 한층 뜨겁다. 리우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각국 선수단 1만여명에게 '갤럭시S7엣지 올림픽에디션'과 무선 이어폰 '기어 아이콘X'를 나눠주기로 했다. 기어 아이콘X는 양쪽 귀에 꽂으면 음악 재생과 실시간 심박수, 운동량 측정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KT는 노스페이스와 함께 근거리 무선통신(NFC) 태그를 탑재한 국가대표 선수단 운동복을 개발했다. 선수들이 스마트폰을 이 태그에 갖다 대면 음악 재생 페이지로 연결돼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빈폴은 지카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모기를 쫓는 기능을 갖춘 원단으로 단복을 제작해 한국 선수단에게 제공했다. 현대·기아차는 리우의 명물인 거대 예수상 주변에 무료 와이파이 구역을 만들어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 여건이 어려울수록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잠재 수요를 이끌어내야 하며, 이번 올림픽이 남미에서 열리는 만큼 이 신(新)시장 공략에서 코리아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킬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했다.